서방 전방위 협공에도 '마이웨이' 화웨이

      2018.12.17 15:45   수정 : 2018.12.17 15:45기사원문
【베이징 서울=조창원 특파원 박종원 기자】 화웨이 사태를 계기로 글로벌 차세대 이동통신(5G) 장비시장이 선진국과 개도국 등 양대시장으로 재편되는 조짐이다. 국가안보 위협을 우려해 '파이브 아이즈'로 지칭되는 미국과 영국,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등 서방 5개국을 비롯해 독일,프랑스,일본 등 주요 선진국들이 화웨이 장비 보이콧 전선을 형성했다. 하지만 경영위기 국면에서도 화웨이는 개도국을 중심으로 5G 관련 22건의 계약을 체결하면서 마이웨이 행보를 보이고 있다.



■개도국선 여전히 강자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동맹국들의 전방위 압박에도 최근 잇단 계약 체결을 성사시켰다고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포르투갈의 통신업체인 알티스, 폴란드의 T모바일 등과 5G 관련 계약을 맺었다.
몰타와 파푸아뉴기니도 기존 사용중인 화웨이 장비를 그대로 사용키로 했다. 결국 최근 22건의 계약을 맺으면서 선진국 시장에서 맞은 위기를 개도국 시장에서 만회하고 있는 것으로 FT는 분석했다.

화웨이는 지난해 연매출이 925억 달러(105조원)에 달해 사상최고를 기록한 바 있다. 그러나 올들어 미국이 집중적으로 동맹국들과 합세해 장비구매 보이콧 전선을 확대함에 따라 내년 매출에 타격이 우려되고 있다.

그럼에도 화웨이 장비의 가격경쟁력과 시장 장악력, 중국 정부가 추진중인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와 연계한 사업구조 덕분에 개도국 시장에선 여전히 승승장구하고 있다.

아프리카의 경우 일대일로 사업과 연계를 통한 화웨이 장비 판매의 핵심 지역으로 꼽힌다. 화웨이는 장비를 수출하고 아프리카 국가는 중국의 은행권으로부터 대출을 해 이 비용을 충당하는 구조다. 중국이 일대일로 추진을 이유로 아프리카 국가에게 돈을 빌려주면 해당 국가는 그 돈으로 화웨이의 장비를 구매하는 식으로 짜여졌다. 실제로 중국의 수출입은행은 지난 9월 통신 인프라 개선 자금으로 나이지리아에 3억2800만 달러(3713억원)를 빌려줬는데 나이지리아는 이 돈으로 화웨이의 장비를 구매했다.

■보복 계속···加 부동산·관광 타격?
5G시장을 둘러싼 경쟁사들간 질기고 긴 싸움이 이어질 전망이다. 국가안보 문제를 내세워 멍완저우 부회장 체포 사태를 계기로 '화웨이 퇴출'에 앞장선 미국에 이어 호주와 일본뿐만 아니라 독일과 프랑스 등 유럽내 주요 선진국에서도 제재 움직임에 동참하고 나섰다. 이들 주요 선진국 시장의 5G시장이 차지하는 규모가 크다는 점에서 화웨이 경영의 타격이 불가피하다.

그럼에도 화웨이의 경쟁업체들의 공급역량이 따라올 수 있느냐가 5G시장 선점을 둘러싼 관전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당장 개도국의 경우 화웨이 장비 구매를 늘릴 것으로 내다봤다. 경쟁사에 비해 가격이 싼 데다 서비스도 좋기 때문이다. 경쟁업체인 에릭슨이나 노키아의 경우 아프리카에 장비를 판매하지만 애프터서비스(AS) 역량이 뒤진다. 반면, 화웨이는 직원을 아프리카에 상주시키며 AS에 적극 대처하고 있다.

특히 급격한 매출 가운데 상당 부분을 연구개발에 투입해 품질 경쟁력도 계속 끌어올리고 있다. 화웨이는 전체 매출의 15%에 달하는 연간 160억 달러를 연구비에 투자하고 있다. 개도국 시장을 장악한 뒤 화웨이 사태가 해소될 타이밍과 맞물려 선진국 시장에 재진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화웨이의 한 관계자는 "우리는 중앙아시아, 러시아, 아프리카 등 개발도상국 국가를 공략한 뒤 선진국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요구로 멍 CFO를 체포한 캐나다는 중국의 보복으로 부동산, 관광등에서 타격 조짐을 보이고 있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중국인들이 캐나다 부동산 구매를 피할 수 있다고 17일 보도했다.
주요 부동산 중개업체들이 캐나다 투자프로모션 행사를 취소하고 있으며 일부 투자자들이 구매 계획을 미루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캐나다 현지 언론들은 중국이 캐나다 관광을 제한할수 있다고 우려했다.
CNN은 미국이 중국을 건드렸는데 캐나다가 심한 화상을 입게 됐다고 지적했다.

jjack3@fnnews.com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