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영 간호사 "간호사 부족… 간호대생 증원이 답 아니야"

      2018.12.18 17:03   수정 : 2019.01.11 13:25기사원문

"간호사가 부족하다고 간호대 정원만 늘리는 건 국가적 낭비라고 생각해요."

올해 '건강권 실현을 위한 행동하는 간호사회'를 결성한 최원영 간호사(사진)는 최근 정부가 간호사의 열악한 근무여건 개선을 위한 방안으로 간호대 입학정원 증원을 내놓은 것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최 간호사는 "간호대 정원만 늘리는 것은 상황을 악화시킨다. 간호사 배출인원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과 비교하면 부족한 게 아니다"라며 "병원에서 일하는 간호사가 부족한 거다.

간호사 면허가 있는데 일하지 않는 원인을 해결해야 하고, 간호사 공급만 많아지면 병원이 열악한 환경을 개선할 필요성을 못 느낀다"고 말했다.

간호대 정원 증원은 간호대생들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게 최 간호사의 생각이다. 그는 "지금도 10년 전 대비 간호대 정원을 2배 늘려 실습환경이 열악하다. 간호사들도 자기 일하기 바쁘다 보니 학생들이 겉돈다"면서 "학생들이 교육도 제대로 못 받고 임상에 나가 열악한 조건에서 일하다 관두면 국가적 낭비이자 개인에게도 낭비"라고 지적했다.

최 간호사는 정부가 간호사들의 밤샘근무 부담을 완화하고자 '야간근무 간호사' 추가 채용을 제시한 데 대해서도 "낮에 아이 봐줄 사람이 없거나 수당을 더 받아야 하는 사람에게 부담을 떠안으라는 것"이라며 "야간근무 간호사도 힘들다고 관두면 누군가 야근을 해야 하기에 장기적 대책일 수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주변에 서울대병원을 다니다 그만둔 간호사들을 보면 월급이 줄어도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일자리를 찾아가는 경우가 많다. 당장 10년차 이상 간호사가 너무 힘들어서 그만둔다고 한다"며 "업무 숙련도의 문제가 아니다. 물리적으로 할 수 없는 업무량을 주니까 이걸 줄이는 것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간호사들의 열악한 근무환경이 개선되지 않는 데는 대한간호협회의 책임도 크다고 본다.
최 간호사는 "간호협회는 간선제여서 대의원들끼리 감투놀이를 하는 것 같다. 회비는 간호사 1인당 10만원이니 몇십억원은 걷힐텐데 눈먼돈 같다"며 "박선욱 간호사가 죽은 뒤에도 간호사들을 제대로 대변해준 적이 없다.
현장에서 많은 간호사들이 갈려나가는데 협회는 뭘 하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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