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강호 주연 영화 ‘마약왕’.. 2시간 20분 동안 즐긴 ‘화려한 성찬’

      2018.12.18 17:31   수정 : 2018.12.18 17:31기사원문


경제가 도덕보다 앞서던 시절. 전쟁 후 먹고 사는 것이 다른 무엇보다 가장 급했기에 무엇이 옳고 그른지에 대한 생각은 사치에 불과했던 시절이 있었다. 그야말로 마약도 수출하면 애국이 되던 1970년대 대한민국. 실제 마약 밀수와 밀매가 횡행했던 그 시절의 이야기가 블록버스터 영화로 올 연말 찾아왔다. 영화 '내부자들'로 큰 성공을 맛본 우민호 감독이 들고 나온 영화 '마약왕'(사진)이 바로 그 작품이다.



'마약왕'은 전국 곳곳이 새마을운동의 슬로건 '잘살아보세'로 가득찼던 1970년대를 배경으로 마약을 통해 권력과 돈을 지배한 한 남자의 흥망성쇠 일대기를 다루고 있는 작품이다. 1972년 하급 밀수업자였던 이두삼(송강호 분)은 우연히 마약 밀수에 가담했다가 마약 제조와 유통 사업에 본능적으로 눈을 뜨게 되면서 사업에 뛰어든다.

'열 번 실패해도 한 번 성공하면 팔자 고친다'는 한탕주의와, '일본에 마약을 수출해서 중독자를 양산하는 건 애국'이라는 반일감정이 더해져 일본에 마약을 수출하는 마약왕들이 도리어 애국자로 받아들여지던 당시 이두삼은 뛰어난 눈썰미, 빠른 위기대처 능력, 신이 내린 손재주로 단숨에 마약업을 장악한다.

하지만 마약으로 인해 세상은 점점 불안해지기 시작한다.
언젠가 발각되면 자신이 이룬 모든 것을 잃게 되는 모래성 위에 서 있는 이두삼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이내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한 검사 김인구(조정석 분)가 이두삼을 주목하면서 돈과 정치권력의 뒷배로 버티던 그의 성은 조금씩 무너지게 된다.


파격적인 소재에 송강호와 배두나, 조정석 등 주인공 라인업만해도 화려한데 여기에 연극과 영화계에서 연기력을 검증받은 김대명과 김소진, 이희준, 조우진, 이성민, 이봉련 등 탄탄한 조연들이 뒷받침한다.
그러나 전작보다 더 나은 작품을 보여주고 싶은 감독의 욕심이 과했던 것일까. 러닝타임 2시간 20분의 긴 시간동안 액션과 화려한 장면들이 과하게 펼쳐지면서 영화를 보고 나온 후엔 마치 기름진 성찬을 잔뜩 먹고난 것처럼 지치게 하는 구석이 있다. 19일 개봉.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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