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문 주위 간질간질 '항문 소양증' 부끄럽다고 방치하면 큰 병 됩니다

      2018.12.20 17:20   수정 : 2018.12.20 17:20기사원문

항문은 신경이 많이 분포하고 있어 예민하고 민감한 부위다. 항문 주변이 불쾌하게 가렵거나 타는 듯이 화끈거리는 질환을 '항문소양증'이라고 한다. 은밀한 부위이므로 치료를 미룬 채 방치하고 혼자서 고민하다 병을 키워 치료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항문과 항문 주변은 신경이 많이 분포해 자극에 민감한 편인데 특히 가려움증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양형규 서울양병원 원장은 20일 "가려운 부위를 심하게 때리거나 피가 나도록 긁어 병을 악화시키는 환자가 많다"고 설명했다.
항문소양증은 광범위하고 주관적인 증상이기 때문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겪고 있는지 알기 힘들다. 일반적으로 남자가 여자에 비해 흔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40~50대에 많이 발생한다. 소아의 경우는 대부분 감염성 질환(세균감염, 혹은 기생충 감염)에 의해 발병한다.



■ 가려움증 원인은 다양

항문소양증은 여러 항문 질환의 이차적 증상으로 나타나는 속발성 소양증과 원인을 찾을 수 없는 특발성 소양증으로 나눌 수 있다.

속발성 소양증의 원인 질환으로는 치루, 치핵, 치열, 곤지름, 대장염, 종양, 혈관섬유종 등 여러 항문질환이 있다. 항문의 개인위생도 중요한 원인이 될 수 있다. 또 당뇨병, 황달, 갑상선 기능이상, 신부전등의 전신 질환에 동반되는 경우도 있으며, 접촉성 피부염, 건선, 습진, 기생충감염, 매독이나 임질 등 성병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커피, 콜라, 초콜릿, 홍자, 맥주, 토마토 등의 일부 음식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 외에도 불안, 초조, 긴장 및 스트레스 등의 정신적 요인으로 인해 발병하기도 한다.

항문소양증의 대표적인 증상은 바로 가려움이다. 치핵, 치루, 치열 등의 항문 질환이 있을 때 항문 점막 분비물에 의한 자극으로 항문소양증이 생기게 된다. 특히 땀이 많이 나고 습도가 높으면 항문 주위 피부가 습한 상태가 되므로 이차 세균 감염에 의한 염증이나 곰팡이에 의한 감염이 쉽게 일어난다. 이로 인해 소양증이 더욱 심해지게 된다. 가려움과 긁음의 악순환이 반복되어 점점 증상이 심해지게 되며 특히 밤에 자기 전에 증상이 심해져 밤잠을 설치는 경우가 많다.

■아무 연고나 바르면 증상 악화

일상생활에서 항문소양증의 예방이나 증상의 완화에 도움이 되는 방법으로는 먼저 항문 위생의 청결을 들 수 있다. 항문 주위의 대변 오염이 피부에 자극 증상을 일으키기 때문에 청결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소양증을 치료할 수 있다.

비데의 사용이 항문소양증의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배변 후 물로 씻고 건조하게 말리는 것 자체가 예방 및 치료에 중요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항문 위생을 지나치게 청결하게 유지하기 위해 비누를 과도하게 사용하거나 물로 씻은 후 휴지로 문질러 닦는 것은 좋지 않다. 마른 수건으로 두드리거나 헤어드라이어로 건조하는 방법이 좋다.

또 항문소양증이 있는 경우 전문의의 진료를 받지 않고 약국에서 임의의 연고제를 바르는 경우도 많다. 이는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킨다. 특히 곰팡이 감염 등이 있는 상황에서 사용할 경우 치료가 어려워질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음식으로 인한 소양증이 의심되는 경우 음식물을 2주 정도 피해보고 스테로이드 연고를 도포해 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항문소양증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먼저 피부감염이나 염증, 피부병 등 가려움을 유발하는 질환이 있는지 먼저 확인한다. 피부질환이 있을 경우 이를 먼저 치료함으로써 소양증도 같이 치료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특정질환과 연관이 없을 경우 소양증에 대한 관리와 치료를 시작하게 되는데 피부진정용 크림이나 스테로이드 연고를 사용해 증상을 완화시키는 방법이 주로 사용된다.

고려대 안산병원 대장항문외과 지웅배 교수는 "별다른 치료 없이 항문을 계속 긁게 되면 주변 피부가 손상되고 이로 인해 가려움증이 더 악화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며 "바르는 연고 또한 전문의의 진단 없이 사용하게 되면 피부가 더욱 민감하져 가려움을 유발하기 때문에 반드시 병원을 방문해 진단 후 치료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예방에 중요한 좌욕법

좌욕은 항문의 청결 유지에 좋은 효과를 낼 뿐만 아니라, 치핵, 치열 등 항문질환의 보조적인 치료방법으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좌욕은 배변하는 자세로 미지근한 물을 받아 엉덩이를 5분 정도 담그는 것이 적당하다. 지나치게 오래하는 것은 오히려 좋지 않다. 물에 소독제 혹은 청결제를 섞는 것보다는 단순한 온수로 하는 것이 자극을 주지 않아 좋다.


좌욕 후에는 가급적 비누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으며 비누를 사용할시 항문 피부 틈새에 비눗기가 남지 않게 거품을 이용해 깨끗하게 씻어내는 것이 좋다. 좌욕을 하면 항문 주위의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하고 항문 내압을 낮추어 치핵 및 치열의 치료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좌욕 후에는 항문을 잘 건조시키도록 한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