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화공단’ 시흥시 4차산업 메카 변신

      2019.01.01 23:18   수정 : 2019.01.01 23:18기사원문
[시흥=강근주 기자] 2019년 시흥시는 탄생 30년이 된다. 지난 30년 간 시흥은 한국 경제 발전과 산업화를 온몸으로 부딪히며 끊임없이 진화해 왔다. 미래 30년도 같은 궤적을 걸어갈 것이란 예측이 많다.

실제로 4차 산업혁명 전진기지로, 서해안권 관광 요충지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시흥시가 걸어온 지난 30년을 통해 미래 30년을 예측해 본다.

시흥이란 명칭은 현재 서울특별시 금천구 시흥동을 중심으로 한 일원에서 유래를 찾을 수 있다. 이 지역은 조선 정조19년(1795)에 정조가 부왕인 사도세자 능행을 위해 안양에 만안교를 가설한 후 고려 성종 때(991) 금주의 별호를 취해 ‘시흥현’으로 개칭하면서 ‘시흥’이란 이름을 갖게 됐다. 시흥현은 100년 후인 1895년 시흥군으로 승격됐다.
1914년 안산군이 폐지되고 1989년 1월, 시흥군의 소래읍, 군자면, 수암면이 시흥시로 승격됐다.


◇ 인구 9만에서 47만으로 ‘괄목상대’

시 승격 4일 후인 1월5일 현재의 시흥시보건소 자리에 시흥시청사가 문을 열고 시흥시청 개청식을 가졌다.

승격 당시 시흥시는 9개 행정동에 33개 법정동으로 편제됐다. 1991년 9월, 중림출장소와 연성출장소가 각각 중림동과 연성동으로 승격했고 1995년 4월 수암동, 장상동, 장하동과 화정동 일부가 안산시로 편입되기도 했다.

1995년 시흥시는 시민 통합과 지역 간 균형발전을 이루기 위해 신청사 공사를 시작했다. 시흥시는 지리적 특성상 신천, 연성, 정왕지역으로 생활권이 분리돼 있었다. 1997년 7월1일 장현동에 새 청사를 이전하면서, 연성권은 행정타운 기능을 가진 명실상부한 시흥의 중심부로 거듭나기 시작했다.

시화지구 개발로 정왕동 인구가 급증하자 정왕동은 정왕본동과 1, 2, 3, 4동으로 분동됐으며, 2010년 9월 능곡택지지구 개발로 능곡동이 연성동에서 분리됐다. 이후 연성동에서 장곡동이, 군자동에서 월곶동이 각각 분리됐고 2017년 배곧동이 신설돼 시흥시는 현재 18개 행정동에 36개 법정동으로 편제돼 있다.

1995년 6월27일 시장을 시민이 직접 선출하는 제1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실시됐다. 초대시장으로 당선된 민선1기 정언양 시장이 7월1일 취임한 이래 현재 민선7기 임병택 시장 취임에 이르렀다.

시 승격 당시 인구 9만3000명으로 출발했던 시흥시는 2018년 9월1일 기준 외국인 3만4000명을 포함해 총 47만3000명이 터전을 이룬 수도권 중견도시로 성장했다.


◇ 배곧신도시 복합자족도시 자리매김

시흥시는 사회문화적 차원에서 도시 정체성이 모호하다. 부천군 일부였던 소래지역, 안산생활권에 속하는 수암, 군자지역 광명시와 서울시 구로구 또는 안양시에 접한 과림동, 매화동, 목감동 일부, 인천시에 접하면서 별도 공간으로 성립되는 월곶신도시, 1990년대 이래 급성장한 시화간척지 신도시가 각기 별도의 생활권 및 주민의식을 가지고 있다.

이에 따라 시흥시는 도시계획을 통해 시의 새로운 중심권을 개발 형성하기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 시화공단과 그 배후도시로 들어선 정왕동 계획도시는 일거에 13만여명의 인구를 시흥시 관내로 유입시켰다. 시흥시 ‘2020년 도시기본계획’은 시흥시 생활권을 크게 소래-정왕권 두 권역으로 나누고, 그보다 작은 중생활권으로 목감지역 등을 설정하고 있다.

2003년 ‘시흥도시 계획 재정비’와 2004년 ‘시흥시 통계연보’ 등에 따르면 2003년 시 인구는 37만9336명으로 1990년 10만7190명에 비해 280%가량 증가해 15년여 만에 거의 4배에 가까운 인구성장을 보였다. 인구 증가 특징은 자연적 증가율이 낮은 반면 시화공단 및 주변지역 개발로 사회적 증가율이 높다.

시흥은 2003년 능곡지구를 시작으로 목감지구, 장현지구, 은계지구, 거모지구, 하중지구에 이르기까지 대규모 택지개발 사업이 줄을 이었다. 능곡지구는 2003년 공사를 시작해 2008년 입주를 시작했다. 능곡동 일원 29만평(96만2000㎡)에 1만7265명의 주민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다.

특히 배곧신도시는 1986년 12월 말 한국화약그룹이 화약성능을 시험하기 위해 만든 매립지였다. 1996년 매립지가 준공됐지만 주변에 아파트가 많이 들어서 폭약 실험을 하기가 어려워지자 한화그룹이 여러 개발 계획을 세웠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결국 시흥시는 2006년 이곳을 매입하기로 결정하고 2009년 토지대금 5600억원을 지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시흥시는 배곧신도시를 교육, 일자리가 보장되는 복합자족도시로 건설하기 위해 2009년 도시개발구역 지정 및 개발계획을 수립하고 2011년 10월 실시계획을 인가받아 도시 개발을 시행했다. 2015년 7월 배곧신도시 첫 입주를 시작했다. 현재 배곧신도시 광역교통망 확충을 위해 도로공사와 교육인프라 확충을 위한 초등학교와 중학교 각 1개소가 건립되고 있다.

허허벌판이던 군자매립지에 명품 교육도시의 비전을 담아 세운 배곧신도시는 미래 시흥의 기초라고 할 수 있다. 서울대 시흥캠퍼스를 유치하고 최첨단 연구단지를 조성하고 있다. 배곧신도시는 지자체가 직접 시행하며 소비자 신뢰를 높였다는 점에서 2015년 제9회 대한민국 소비자 신뢰 대표 브랜드 대상에서 신도시 부문 대상을 받기도 했다.

53만평 규모에 3만125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목감지구는 2007년부터 공사를 시작해 2015년 입주를 시작했다. 61만평 규모에 주민 3만348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은계지구는 2009년 공사를 시작, 2017년부터 입주를 시작했다. 올해는 시흥시 택지개발지구 중 가장 규모가 큰 장현지구가 입주를 앞두고 있다. 총 규모 89만평에 4만825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규모 택지지구다. 이외에도 46만평가량의 거모지구와 14만평 가량의 하중지구 사업도 추진 중이라 시흥시 인구 유입은 앞으로도 꾸준히 증가할 전망이다.

◇ 사통팔달 교통 요충지 진화

시흥시는 지역 간 단절된 벽을 허물기 위해 지역과 지역을 연결하는 하드웨어로 시도간 연결 도로와, 간선도로, 대중교통 확충에 집중했다. 1990년에 대야소사 간 도로가 기공식을, 1991년에는 포동우회도로도 준공식을 가졌다.

2000년에는 전철 4호선이 시흥시 정왕역∼오이도역까지 연장 운행을 시작했다. 그 바람에 시흥시는 서울 접근성이 매우 높아졌다. 작년 6월16일에는 서해선(소사-원시) 복선전철이 본격적인 운행에 들어갔다.

서해선은 시흥시를 남북으로 관통해 부천 소사에서 안산 원시까지 연계되는 총 23.4㎞의 복선전철이다. 향후 북측의 대곡-소사선, 경의선, 남측의 서해선(홍성~원시), 장항선 등과 연계돼 서해축을 형성하는 주요 철도간선 역할을 할 것이란 예측이다.

특히 안산선(4호선) 및 수인선, 신안산선, 월곶-판교선 등과 환승할 수 있어 수도권 서남부 지역 철도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나아가 경의선 연계로 남한과 북한을 연결하는 매우 중요한 교통시설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또한 서해선과 환승 및 연계되는 신안산선은 작년 12월 실시협약을 체결하고 올해는 본격적으로 실시설계와 후속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시흥시는 이제 서울과 경기를 잇는 사통팔달 교통의 요충지로 자리 잡았다.


◇ 서울대 품은 혁신교육 1번지

시흥시 교육 여건은 택지개발이 본격 시작된 1990년대 후반부터 호전됐다. 초등학교는 시 승격 당시 10개교에서 2018년 44개교로, 중학교는 3개교에서 23개교로, 고등학교는 3개교에서 인문계 12개교, 전문고 4개교 등 총 16개교로 늘어났다.

1998년에는 한국산업기술대가 개교하면서 고등교육 움직임이 시작됐다. 1999년에는 경기공업대학(현 경기과학기술대학교)이 개교하면서 시흥은 지식기반사회를 이끌어 갈 산업기술인력 양성의 메카로 자리매김했다. 이후 시흥시립도서관이 2000년 기공하고, 시흥시민의 오랜 숙원이던 시흥교육청이 2004년 개청했다.

2017년 12월7일, 시흥시와 서울대, (주)한라는 서울대 시흥스마트캠퍼스 조성을 알리는 선포식을 개최했다. 서울대는 2007년 세계 10위권 도약을 향한 비전을 담은 ‘서울대학교 장기발전계획’을 마련하면서 새 캠퍼스 조성계획을 밝힌 바 있다.

시흥스마트캠퍼스는 공공연구를 수행하고, 자율주행자동차, 인공지능 등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할 인재 양성 및 첨단연구를 펼치는 미래형 공공캠퍼스로 조성된다. 사회공헌캠퍼스, 스마트캠퍼스, 행복캠퍼스, 기초과학캠퍼스, 융복합캠퍼스, 통일 및 평화캠퍼스 등을 비전으로 글로벌 R&D캠퍼스로 구현될 계획이다.

시흥시는 모든 사람에게 공평한 학습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평생학습을 적극 추진 중이다. 특히 한국가스안전공사 본사 시설을 매입하고 ‘ABC행복학습타운’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ABC행복학습타운은 3세대가 학슴, 문화, 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공동체 공간이자 시흥시 평생교육 상징이 됐다.

◇ 염전에서 4차 산업혁명 전진기지로

시화스마트허브(당시 시화산업단지)는 국가산업단지로 1986년부터 조성됐다. 이는 인접한 반월산업단지 분양이 완료된 상태에서 수도권 내 잔여공장을 더 이상 이전할 수 없기 때문에 인접한 시화지구를 연계해 개발을 시작한 것이다. 시흥은 이제 서울대와 시화산업단지로 이어지는 3S로 시흥밸리를 완성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시흥시는 축구장 90개 크기인 66만2000여m2의 서울대 시흥캠퍼스를 조성하고 있다. 해당 캠퍼스는 대학원 중심 연구단지다. 연구자들은 연구 성과를 스마트시티 내에서 직접 적용 시험해 볼 수 있다. 대우조선해양 시험수조연구센터가 작년 8월과 12월 개소한 데 이어 시흥시 배곧신도시 20만평에 서울대 4차 산업혁명 중심 연구기관이 속속 들어오게 된다.

특히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SK텔레콤은 서울대 시흥캠퍼스에 자율주행 연구단지를 조성하기로 했다. 자율주행은 4차 산업혁명의 꽃이다. 작년 11월 시흥시에선 카셰어링용 자율주행차 시연행사가 열렸다.


◇ MTV 거북섬 개발 해양레저관광 육성

시흥시는 1992년 ‘공영개발사업소’을 설립해 월곶공유수면 매립과 은행지구택지 개발을 본격화했다. 1994년 1월24일 경기도 시흥시 오이도와 옹진군 대부면 방아머리를 잇는 동양 최대 규모의 시화방조제 끝막이 공사가 마무리됐다. 이날 연결된 시화방조제는 경기도 안산·시흥시와 옹진·화성군 등 1도 2시 2군을 연계개발하기 위한 시화지구간척종합개발사업의 1단계 사업의 핵심공정이다.

1994년 2월 시화호라는 거대한 인공호수가 탄생했다. 방조제 건설로 시화호, 방조제도로, 시화호북측간석지(멀티테크노밸리, MTV)와 같은 수변관광자원과 개발가용지가 확보됐다.

시화호는 한때 오염호라는 불명예를 극복하고 현재까지 지속적인 수질 개선으로 시흥의 관광지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시화호에는 매년 여름 요트경기가 열리며, 북측 간석지는 새로운 미래도시 신화가 될 멀티테크노밸리(MTV) 공사가 진행 중이다

작년 11월22일 시화MTV 내 거북섬에 들어설 세계 최대 인공 서핑파크를 위한 협약식이 진행됐다. 오는 2020년 개장을 목표로 첫 삽을 뜨게 된 시흥 인공서핑파크는 아시아 최초,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오는 2023년까지 인공서핑장을 비롯해 호텔, 컨벤션, 마리나, 대관람차 등도 함께 조성해 서해안권 해양레저의 중심축으로 발전할 것이란 예측이다.


시흥시는 지금 성장 중이다. 2019년은 50만명 중견도시 진입의 원년으로 삼고 있다.
지난 30년 간 끊임없이 변화해 왔지만 시흥시 진화는 이제부터 시작이란 중론이 우세하다.

kkjoo0912@fnnews.com 강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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