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모크림 광고에 왜 써"...한채영 前소속사 억대 소송 제기 패소

      2019.01.06 10:06   수정 : 2019.01.06 10:06기사원문

배우 한채영은 A사 소속사 시절인 2014년 10월 한국화장품과 광고모델 계약을 맺었다. 소속사와 회사 측은 2016년 2월 말까지 한채영이 중국 등 해외에서의 각종 마케팅·홍보 관련 행사와 다섯 번의 인쇄매체 광고물에 출연하는 것으로 계약 내용을 정했다.

이듬해 4월 한국화장품은 자사 상품인 제모크림 제품의 광고 도안에 한채영의 사진을 사용했다.

이에 A사는 배우의 이미지 관리 차원에서 한채영의 사진을 빼줄 것을 요청했고, 한국화장품은 이를 받아들여 그 해 4월 24일부터 다른 이미지의 광고를 사용했다.

■계약만료, 中쇼핑물 사진 게재
그러나 같은 날 중국 인터넷 사이트 '웨이보'에 한채영의 사진이 포함된 제모크림 광고가 올라왔다.
한국화장품과의 계약이 끝나는 2016년 2월 이후에도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의 제모크림 판매 화면에 한채영의 사진이 포함됐다.

한채영과 2015년 9월 새롭게 계약을 맺은 소속사 B사는 이 점을 문제 삼았다.

B사는 "연예인으로서의 이미지 보존을 위해 한채영의 사진을 제모크림 광고에 사용하지 않거나 방지할 계약상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위반했다"며 화장품사를 상대로 2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2016년 11월 제기했다.

법원은 한국화장품의 손을 들어줬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4부(이상윤 부장판사)는 "한국화장품이 광고모델 계약상 정해진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결했다.

우선 광고모델 계약의 당사자를 B사가 아닌 한국화장품의 광고모델 당시 한채영의 소속사였던 A사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B사는 A사가 한채영의 소속사로서 가지고 있던 권리·의미를 인수했고, 한국화장품 또한 이에 묵시적으로 동의했다고 주장하지만, 이를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또 동종 업계의 관행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인정할 증거도 없다"고 지적했다. 애초에 한국화장품이 B사에 계약상 의무를 부담할 이유가 없다는 취지다.

■"中업체가 무단 사용한 것"
또 제모크림 홍보에 배우의 사진을 사용한 것이 계약 위반이라고 볼 만한 근거도 없다고 봤다.

계약 기간이 종료된 후에도 인터넷 사이트에 한채영의 사진이 포함된 광고가 올라온 점에 대해서는 중국 업체가 이를 무단으로 사용했을 뿐, 한국화장품이 여기에 관여했다고 볼 순 없다고 판단했다.

소속사 측은 연예인의 이름·사진을 상품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권리인 '퍼블리시티권'이 침해됐다고도 주장했으나 "미국의 경우와 달리 재산권으로서의 퍼블리시티권은 우리나라 성문법과 관습법 어디에도 근거를 찾아볼 수 없다"며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또 "한국화장품이 한채영의 이름과 사진을 무단으로 사용했더라도 초상권과 성명권은 본인이 아닌 소속사에 귀속될 수 없다"고 판시했다.

fnljs@fnnews.com 이진석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