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 관광객 오이소~" 거제시, ‘관광산업’으로 다시 어깨 쫙 편다

      2019.01.02 17:28   수정 : 2019.01.03 14:25기사원문


【 거제=오성택 기자】 울산광역시와 더불어 세계 조선산업을 선도하던 경남 거제시가 글로벌 경기불황에 따른 조선산업 쇠퇴로 하루아침에 '위기의 도시' 대명사가 됐다.

거제시는 '위기지역'이라는 오명을 벗고 예전의 화려했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관광산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국내 조선산업의 메카로서 호황을 누렸던 거제시는 조선산업 쇠퇴로 인한 탈출구로 조선해양플랜트와 관광산업이라는 '투트랙 전략'으로 경제체질 변화를 꾀하고 있다.



6·13 지방선거를 통해 처음 민주당 출신 거제시장으로 당선된 변광용 시장은 '1000만 관광객 유치'와 '관광특구 지정'을 공약사업으로 내걸며 '관광 거제'를 통한 옛 영광 회복을 선언했다.

민선7기 출범과 함께 '관광거제'라는 슬로건으로 새롭게 출발하고 있는 거제시를 지난달 21일 직접 찾았다.


■관광객 '인산인해'

평일 오전 이른 시간에도 불구하고 거제포로수용소유적공원에는 대형 관광버스들이 연이어 관광객들을 쏟아내고 있었다.

서울에서 왔다는 한 관광객은 "서울에서 새벽녘에 출발했는데 요즘 대전과 통영 간 고속도로를 이용하면 거제까지 반나절 만에 도착할 수 있다"면서 "최근 남북관계가 진전되면서 가족과 함께 거제포로수용소를 찾았다"고 말했다.

거제는 6·25전쟁 당시 20여만명의 피란민들을 받아들여 함께 국난을 극복한 아픔과 인도주의 역사를 동시에 가진 곳이다.

거제포로수용소는 6·25전쟁에서 붙잡힌 북한 인민군 포로들이 정전협상 이후까지 집단생활을 했던 곳으로 '평화'라는 테마를 통해 관광상품으로 거듭나고 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의 부모와 가족들이 흥남철수 당시 거제도에 정착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내외 관광객들의 발길이 줄을 잇고 있다.

거제시는 세계유일의 역사적 자산인 거제포로수용소와 흥남철수작전을 평화적으로 재창조한 평화공원인 흥남철수기념공원을 조성해 거제를 대표적인 평화관광도시로 만든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오는 2023년까지 150억원이 투입되는 흥남철수기념공원은 거제포로수용소와 연계를 통해 6·25전쟁의 역사 스토리텔링 관광루트로 개발된다.

또 거제포로수용소유적공원과 거제의 명산인 계룡산 정상까지 1.7㎞ 구간을 연결하는 관광용 모노레일은 연일 탑승객 신기록에 도전하고 있다.

거제시 지방공기업인 거제해양관광개발공사는 계룡산 정상부근에 전망대와 풍력발전을 결합한 '풍력전망대'를 설치해 거제의 랜드마크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0년 말까지 50억원을 투입해 높이 74m 1.4㎿급 풍력발전기에 전망대를 설치해 연간 3285MWh의 전기를 생산할 계획이다.

이 풍력전망대는 전 세계적으로 캐나다 밴쿠버에 1개가 설치된 것이 유일하며, 동양 최초로 거제에 들어서게 되면 모노레일과 함께 시너지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시는 또 최근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교류사업이 속도를 내자 거제에 산재한 고려시대 유물 및 유적개발을 통한 '고려촌'을 조성해 고려의 수도였던 북한의 개성과 연계한다는 방침이다.

■관광특구 지정 등 발빠른 변신 시도

거제시는 외도와 거제 해금강, 학동 몽돌해변, 바람의 언덕, 계룡산 등 천혜의 자연경관에 역사와 문화의 평화도시 이미지를 접목한 테마관광 기반조성을 위해 카지노와 호텔 신축 등이 포함되는 관광특구 지정을 서두르고 있다.


경남도가 추진 중인 남부내륙철도(서부경남KTX)가 개통되면 수도권을 비롯한 대규모 관광객들이 거제를 찾을 것으로 보고 관광인프라 구축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또 내년 6월 개관을 목표로 거제면 일원에 280억원을 투입해 조성 중인 거제자연생태테마파크는 국내 최대 돔형온실과 희귀 열대식물들로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할 전망이다.


김정숙 거제시 관광마케팅 계장은 "언론에서 거제가 조선업 불황으로 어렵다고만 몰아가니까 시민들도 계속 위축될 수밖에 없다"면서 "바닥을 친 조선산업이 올해 하반기 반등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관광산업을 집중 육성해 불황의 늪에서 빠져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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