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불청객 안면마비, 3주가 골든타임

      2019.01.03 17:02   수정 : 2019.01.03 17:02기사원문

'구안와사'라고도 불리는 안면마비는 찬 기운에 노출될 경우 잘 발생한다. 흔히 사람들이 '추운 데서 자면 입 돌아간다'고 하는 말이 있다. 해외 연구에 따르면 전날과의 기온차가 2.25도 이상일 때 안면마비 발병위험도가 2배 이상 높아진다.

기온이 낮으면 얼굴 근육이 긴장하고 혈관이 수축하면서 안면부위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못해 안면마비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남상수 강동경희대병원 침구과 교수는 3일 "안면마비가 발생한 후 3주간의 치료가 중요하다"며 "이 시기에 적극적 치료를 통해 회복 시작의 시기를 앞당겨야 후유증이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심해지는 안면마비

안면마비는 통상 바이러스성 염증에 의해 7번 뇌신경인 안면신경이 손상돼 발생한다. 얼굴의 감각이상, 눈물분비과다, 청각과민, 미각둔화, 귀주변의 통증 등 다양한 증상이 동반된다.

가장 대표적인 증상은 얼굴 근육 움직임의 마비다. 예를 들어 눈썹이 처지고 이마 주름을 잡을 수 없거나 눈이 잘 감기지 않고 입이 한쪽으로 돌아가면서 양치질을 하거나 음식을 먹을 때 물이 한쪽으로 흘러내리는 증상이 나타난다. 이같은 안면비대칭은 부정교합에 따른 저작 기능 장애, 소화불량 등 기능적 문제에서부터 대인기피 및 우울증이 발생해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릴 수 있다.

또 겨울철에는 눈 떨림 현상을 겪는 사람이 많은데 이를 날씨가 추운 탓이라며 가볍게 넘기는 경우가 많다.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안면마비의 전조증상 중 하나가 눈 떨림 현상이다.

안면마비는 증상이 최초로 시작된 시점부터 짧게는 1~2일, 길게는 5일 이상까지 신경 손상이 진행되면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심해진다. 신경 손상 정도는 환자의 나이나 면역력, 당뇨병 등 기저질환에 영향을 받게 된다. 신경손상이 심할수록 예후가 좋지 않다. 따라서 초기에 치료를 잘 받아 신경 손상의 정도를 줄이는 것이 안면마비 치료에는 중요하다.


■조기치료로 휴우증 줄여야

안면마비로 인한 신경손상은 발병 2주 후 안면근전도 검사를 통해 측정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70~80% 이상의 신경손상을 보이는 경우 후유증의 가능성이 높아진다.

실제 임상에서 안면마비로 내원한 465명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신경손상의 정도를 측정한 결과, 그 중 27.4%가 80% 이상의 신경 손상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안면마비 환자 4명 중 1명이 후유증을 겪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신경손상이 멈추고 회복이 시작되면 수개월에 걸쳐 증상은 서서히 회복된다. 일정 시기가 지나면 아예 신경재생이 멈춰 더 이상 회복되지 않는다. 6개월이 경과한 후에도 남아있는 증상은 계속해서 후유증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신경 손상률이 70~80%가 넘는 심한 안면마비인 경우 안면 비대칭이 남거나 경련, 구축, 연합운동, 악어눈물 등의 2차적인 후유증이 영구적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 관련 연구들에 따르면 전체 환자 중 29~33%에서는 크고 작은 후유증이 남으며, 얼굴에 나타나는 후유증 때문에 환자가 받는 심리적 스트레스가 크다.


하지만 조기치료를 잘 받는다면 안면마비는 불치나 난치의 병은 아니다.

남 교수는 "안면마비 환자들 중에는 틀어진 얼굴과 비정상적인 표정 등으로 자신감을 잃거나 사회생활, 대인관계에 영향을 받고 심리적으로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며 "빨리 병원을 찾아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회복기간이 단축되고 후유증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방치료는 신경 재생이 활발한 시기에 침, 봉독약침, 전기침, 뜸, 부항 및 한약 등을 환자 특성에 따라 복합적으로 시행한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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