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커지는 반포 3주구 재건축 수주戰…삼성물산도 출사표
2019.01.10 19:48
수정 : 2019.01.10 19:48기사원문
HDC현대산업개발을 내친 반포주공 1단지 3주구 재건축 조합이 새로운 시공사를 찾기 위해 나서자 대림산업·대우건설·롯데건설·포스코건설·현대건설·GS건설을 비롯해 삼성물산까지 뛰어들면서 치열한 각축전이 벌어질 전망이다.
■삼성물산 3년만에 재건축 도전장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이날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재건축 조합에 시공 의향서를 제출하고 조합이 개최한 시공사 간담회에 참석한다.
현재까지 3주구 수주에 입찰의향서를 제출한 건설사는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림산업, 대우건설, GS건설, 포스코건설, 롯데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등이다.
대림, 대우, 포스코, 롯데 등은 HDC현대산업개발이 시공사로 취소되기 전부터 관심을 가졌다. 하지만 지난 7일 조합이 임시총회를 열어 기존 시공사였던 HDC현대산업개발과의 계약을 취소하자 9일 현대건설이 시공 의향서를 냈고 이날 오후 GS건설과 삼성물산도 의향서를 제출한 것이다.
특히 삼성물산이 시공사 입찰의향서를 제출한 것은 지난 2015년 12월 서초 무지개아파트 수주전 이후 3년 1개월 만이다. 입찰에 응할 의향이 있는 시공사를 상대로 진행하는 현장 설명회도 지난 2017년 5월 방배 5구역 이후 한 번도 참석하지 않았다. 이에 삼성물산은 그동안 '래미안' 브랜드 매각과 주택사업 철수설 등에 시달렸다. 일각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주택 사업에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도 돌았다.
하지만 이번에 삼성물산이 본격적으로 수주전에 참여할 뜻을 보인 것은 물산 역시 더 이상 주택 사업에 손을 놓고 '강건너 불구경'을 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해외건설 시장 역시 녹록치 않고 반도체 공장 건설도 줄어들면서 먹거리가 줄어들고 있다. 삼성그룹 컨트롤 타워였던 미래전략실이 사라지면서 각 계열사별로 생존해야 된다는 생각이 커지자 물산 역시 주택 사업에 공격적으로 사업을 하겠다는 전략을 취한 것으로 보인다.
■판거지는 반포 3주구 사업 수주
무엇보다 강남 재건축 정비사업 수주는 매출 향상에 큰 비중을 차지한다. 특히 반포 3주구는 사업성도 높고 래미안 브랜드가 다시 주택 사업에 시동을 건다는 상징성을 나타내기에도 적합하다.
또 최근엔 정부의 주택 시장 규제가 강화되면서 강남 재건축 단지들의 사업 속도가 늦어지고 있고 향후 2~3년간 서울 수주가 사실상 전무하다는 점에서 이번 3주구 수주전은 건설사 입장에서 매력적이다. 다만 삼성이 실제 수주에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삼성그룹은 윤리경영과 준법경영 등을 실천할 수 있도록 만드는 내부통제 시스템 '컴플라이언스프로그램'을 두고 있다. 하지만 정비 사업이 워낙 경쟁이 치열해 컴플라이언스를 지키면서 수주전에 승리하기가 쉽지 않다. 그나마 최근 정부가 정비사업 수주전에서 강도 높은 비리 적발과 검찰 수사 의뢰를 통해 수주전이 많이 투명해졌지만 쉽지 않은 싸움이다.
이미 반포 1단지 1,2,4주구를 수주한 현대건설은 3주구까지 수주해 1단지를 현대 타운으로 만들려고 하고 있다. GS건설 역시 1단지 1,2,4 주구에서 현대건설에 밀린 설욕을 하기 위해 벼르고 있다. 롯데건설도 최근 강남에서 수주 승전보를 올리며 정비 사업에서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삼성물산이 입찰의향서를 낸 것만으로도 내부적으로 분위기가 많이 바뀐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삼성물산은 래미안의 텃밭이었던 반포에서 정비사업 수주전이 있어도 실제 입찰엔 참여하지 않고 관심만 보이거나 막판에 발을 뺐다"면서 "그랬던 삼성물산이 실제 의향서까지 낸 것은 주택 사업에 대한 고민이 많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전했다.
kmk@fnnews.com 김민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