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재판은 못 나가도 골프는 가능?.. 정치권 ‘한 목소리’ 비판

      2019.01.17 13:46   수정 : 2019.01.17 13:46기사원문

알츠하이머 병과 독감 등 건강 상의 이유로 재판에 출석하지 못한다던 전두환(88) 전 대통령이 골프장에서 목격됐다는 알려지자 정치권은 한 목소리로 강하게 비판했다.

전씨는 2017년 4월 펴낸 회고록에서 5·18 당시 계엄군의 헬기 사격 사실을 증언한 고 조비오 신부를 ‘사탄,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기술해 조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사자 명예훼손)로 지난해 5월 불구속 기소됐지만 건강 상의 이유로 재판에 불출석했다. 전씨의 부인인 이순자씨는 지난 7일 “남편이 알츠하이머를 앓아 진술할 수 없다”며 재판에 불출석한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17일 한겨레의 보도에 따르면 전씨가 강원도 골프장에 매달 정기적으로 방문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해당 골프장의 캐디들은 "전씨가 보통 '매달 첫째 주 목요일'에 골프장에 방문해 골프를 친다"며 “본인이 골프 스코어를 직접 세며 운동을 즐겼고 파5홀까지는 거뜬히 걸어다닌다”며 “누가 봐도 그 나이 같지 않게 매우 건강하고 활기찼다”고 설명했다.


전씨 측 관계자는 전씨가 요즘도 이순자 씨와 함께 참석하는 부부동반 모임에서 골프를 친다고 전했다. 그는 “이 여사의 학교 동창 모임이 있는데 그런 모임에서 운동도 하고 여행도 간다”며 “여행은 함께 못 가지만 골프를 치기도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 관계자는 골프와 같은 신체활동과 법정진술은 전혀 다른 문제라고 반박했다.

그는 “골프는 신체 운동이다. 법정 진술은 정확하게 사고하고 인지할 수 있어야 가능한 것”이라며 “6년째 알츠하이머 약을 드시고 있기 때문에 법정 진술은 어렵다”고 전했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자 정치권은 논평을 통해 한 목소리로 전씨를 비판했다.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골프를 즐겼다는 보도를 지켜본 국민들은 큰 충격을 넘어 전 전 대통령이 진정 인간이라면 이럴 수 없다고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일갈했다.

이어 그는 "역사 앞의 대죄인인 전 전 대통령은 이제 대한민국 사법체계마저 농락하며 경거망동의 정점을 보여주고 있다"며 "법원은 전 전 대통령을 반드시 법정에 출석시켜 그가 뿌린 죄악의 역사에 대해 반드시 단죄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김정현 민주평화당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알츠하이머병 환자가 골프 치러 다닌다니 세계 의학계에 희귀사례로 보고될 케이스"라며 "이래 놓고 광주 재판에 참석할 수도 없고 5·18 진상 규명에도 협조할 수 없다니 천인공노할 일"이라고 비판했다.


끝으로 정호진 정의당 대변인은 "전 세계 의학계가 놀랄 '세상에 이런 일이'다. 심지어 전 재산이 29만원뿐인데 골프를 치러 다니다니 국민들은 기막힐 따름"이라며 "더는 어떠한 핑계도 용납할 수 없다.
끝 모를 국민 기만과 사기극 막기 위해 법의 심판대에 조속히 세워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전두환 #알츠하이머 #골프

hoxin@fnnews.com 정호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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