勞 "정부 독단으로 최저임금 발표", 使 "책임통감 없는 위원장 사퇴를"
2019.01.18 17:36
수정 : 2019.01.18 17:36기사원문
이날 서울 새문안로 S타워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는 지난 7일 정부가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 초안을 발표한 직후 노동계의 요구로 소집됐다.
회의는 시작부터 날 선 발언이 오갔다.
노동계를 대표하는 근로자위원인 이성경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사무총장은 "정부가 사전 논의 없이 최저임금 개편안을 발표하는 바람에 기존 최저임금위원회가 어떻게 될지 모르게 됐다"며 "이는 정부가 최저임금위원회를 완전히 무시하는 처사이며 강한 유감"이라고 비판했다.
백석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사무총장도 "정부 발표 내용은 절차상·내용상 용납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최저임금위가 왜 있는지 모르겠다. (정부 발표와 같은) 관행 내지는 행위에 대해 우리 입장을 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영계를 대표하는 사용자위원들은 류장수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박복규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회장은 "(지난해 최저임금위에 10.8%로 인상률이 결정된 것에 대해) 최저임금위원회와 류장수 위원장은 책임을 통감해야 하지만 한마디 사과 없이 회의를 진행해 굉장히 유감스럽다"며 "위원장직에서 사퇴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류 위원장은 양심이 없느냐, 더 이상 말을 하면 욕이 나올 것 같아 삼가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류 위원장은 "국회에서도 얘기했지만, (저를 포함한) 공익위원은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다"면서도 "위원장이든 공익위원이든, 그대로 무책임하게 나가는 것은 득보다 실이 많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퇴요구를 사실상 거절한 것이다.
사퇴 공방에 마이크를 잡은 이성경 사무총장이 "오늘 자리는 올해 최저임금을 논의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오늘 회의 주제와 다르지 않으냐"고 강력하게 항의했다. 그러자 정용주 경기도가구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억울한 게 있으면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언성을 높이면서 회의장은 고성으로 뒤덮였다.
최저임금위원회는 모두발언을 마치고 비공개로 전환, 회의를 시작했지만 개회한 지 30분도 안돼 정회되는 등 진통을 겪었다. 위원들은 회의를 속개해 점심 무렵까지 회의를 이어갔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근로자위원들은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 초안을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재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사용자위원들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전원회의를 종료하되 곧 운영위원회를 열어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안 재논의 여부를 논의하기로 했다.
한편 이날 회의는 근로자위원 9명, 사용자위원 8명, 공익위원 8명 등 25명이 참석했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