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으로 환경운동” 녹색법률센터 신지형 변호사
2019.01.20 11:00
수정 : 2019.01.20 11:00기사원문
신지형 녹색법률센터 변호사(40· 사진)는 ‘되어가는’ 변호사다. 처음부터 환경에 관심 있는 사람은 아니었다. 다만, 환경소송을 맡을수록 조금 더 자세히 보려는 변호사가 되어간다.
지난 15일 서울 성북구 녹색법률센터에서 만난 신 변호사는 “환경권이 현 세대와 미래 세대, 사람과 자연에게 확장되도록 사회 의제를 만들어나가는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만 어렴풋이 했다”고 환경 변호사가 된 이유를 설명했다.
■소송 핵심은 절차와 법적 문제
변호사가 되기 전. 그는 토지주택공사(LH)에서 대규모 택지개발사업을 진행하는 업무를 맡았다. 그러던 중 설악산에 케이블카를 짓기보단, 케이블카가 생기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를 고려하게 됐다.
신 변호사는 “직장을 다니며 환경과 관련된 정책이 수직적으로 결정 되는걸 많이 봤다. 주민들 의견 수렴 없는 일방적인 방식에 문제의식을 가졌다”며 “회사를 그만두고 변호사가 된 뒤에는 공공정책 수립을 감시하는 역할이 하고 싶어 녹색법률센터로 왔다”고 말했다.
현재 녹색법률센터에서 신 변호사가 담당하는 소송은 크게 2가지다. △2015년부터 환경부를 상대로 진행된 설악산 케이블카 건설 취소 행정소송 △지난해 산업은행 및 정부 상대로 삼척화력발전소 건절 저지를 위한 민사·행정소송이다.
그는 “환경 소송을 변호하는 입장에선 크게 쟁점이 2가지가 된다. 보통 절차상 하자와 실체적 하자가 있다”며 “절차상 하자는 건설사업이 진행되는 과정이 적절히 이뤄졌는지 정부 승인에 하자는 없었는지를 본다. 실체적 하자는 어떤 위법행위를 했는지를 법률기반에서 살펴본다”고 설명했다. 차근차근 봐야하는 일이다.
■환경이슈, 사회적 비중 커져
녹색법률센터는 지난 1999년 환경문제에 대한 법률대응을 통해 시민 환경권을 지키고자 녹색연합 전문기구인 ‘환경소송센터’로 활동을 시작했다. 미세먼지처럼 환경이슈는 점점 사회전체 속으로 파고든다.
신 변호사는 녹색법률센터에서 일한지는 만 2년이 넘었다. 환경 이슈가 사회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짐을 느낀다. 누구도 예외가 없기 때문이다.
신 변호사는 “설악산 케이블카 소송은 원고가 700명 넘는다. 그 만큼 환경은 관련된 사람이 많은데 소를 제기할 수 있는 당사자를 뜻하는 원고적격이 문제가 된다”며 “환경 피해는 지역주민, 국민, 동물 같은 자연물도 당사자다. 하지만 법원은 원고를 좁게 인정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환경법을 다루면서 자연을 직접 볼 기회도 많아졌다. 가만히 들여다볼 때 자연은 신비로 가득 찬다. 신 변호사는 녹색법률센터에서 점점 환경 감수성이 생긴다고 말한다. 환경을 자세히 보는 사람이 돼간다.
그는 “제주 강정마을에 연산호 보호구역 바다에 다이빙해 들어간 적 있다. 연산호를 눈앞에 본 순간이 오래 기억에 남는다”며 “실제 자연을 만날 때 갖는 느낌은 잊을 수 없다”고 전했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