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퇴직자 임금피크 소송' 3심 간다...추가소송도 제기

      2019.01.22 17:20   수정 : 2019.01.23 19:00기사원문

임금피크제 특별퇴직 요건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수십억원을 배상할 처지에 놓인 KEB하나은행이 서울고법 판결에 불복, '3차 법리공방'을 준비 중이다. 하나은행은 최근 대법원에 상고이유서를 제출하고 '퇴직 은행원들에게 배상금을 지급할 수 없다'는 입장을 재차 피력했다.



그러나 하나은행의 바람과는 달리 배상금액 규모는 더욱 커질 수도 있을 전망이다. 법원이 퇴직 은행원들의 손을 들어줬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같은 처지에 놓였던 하나은행 퇴직 은행원들의 소송 참여가 빗발치고 있기 때문이다.


■"40억원 배상" 판결 불복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지난해 말 퇴직 은행원들이 낸 고용의무이행 소송 항소심에서 패소한 뒤 재판부 판단에 불복, 최근 상고장을 제출했다. 지난 17일 상고 이유서를 제출한 뒤 본격적인 3차 법리공방의 시작을 알렸다.

앞서 지난해 서울고법 민사38부(박영재 부장판사)는 퇴직 은행원들이 하나은행을 상대로 낸 고용의무이행 소송에서 "퇴직 은행원들에게 각각 4300만~5400여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하나은행의 손을 들어준 1심 선고를 뒤집은 판결이었다.

합병 전 한국외환은행에 입사한 퇴직 은행원들은 2016년 5월 임금피크제도 적용 나이(만 56세)가 되면서 '특별퇴직'을 결심했다. 하나은행의 '임금피크제도 개선안'에는 임금피크제도와 특별퇴직 중 특별퇴직을 선택할 경우 별정직원(계약직)으로 재채용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들 중 그 누구도 별정직원으로 채용되지 못했다.

하나은행 측은 "특별퇴직자에게 재채용 신청 기회만 부여하는 것일 뿐,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인력현황·업무수요 등을 고려해 채용기회를 부여하겠다고 안내했음에도 퇴직 은행원들이 자발적으로 특별퇴직을 신청했기 때문에 고용의무는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항소심 재판부는 "재채용 신청의 기회만 부여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은행에게 원칙적으로 특별퇴직자를 재채용할 의무를 부과하는 것"이라며 퇴직 은행원들의 손을 들어줬다. 하나은행은 이 같은 서울고법의 판결이 부당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하나은행 측은 항소심에서 주장했던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하나은행의 상고이유서에는 '재채용 기회만 부여한 것이지 의무가 아니다' '설령 재채용 의무가 있다고 해도 재채용기간이 2년은 아니다'라는 내용들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고용의무 유사 소송 '빗발'

퇴직 은행원들이 하나은행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승소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퇴직 은행원들의 공동소송 참여도 빗발치고 있다.

현재 하나은행이 연루된 퇴직 은행원 고용의무이행 소송은 모두 2건이다. 하나은행은 각 사건의 1심과 2심에서 모두 패소해 83명의 퇴직 은행원에게 총 40억원에 육박하는 배상금을 물어야 할 처지에 놓였다.

하나은행은 2건 모두 재판부 판결에 불복, 각각 항소심과 상고심을 진행 중이다.


하나은행이 향후 휘말린 소송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 2015년 퇴직한 은행원 중 8명이 이미 법원에 소장을 제출했고, 2016년 퇴직한 은행원들 역시 공동소송을 준비 중이다.
이들 중 최소 20명 이상이 집단소송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돼 새로운 소송에서도 하나은행이 패소할 경우 배상금액은 50억원을 웃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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