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별세…생존자 24명
2019.01.28 16:11
수정 : 2019.01.28 16:11기사원문
위안부 피해자 이모 할머니가 28일 별세했다. 향년 93세.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해 활동하는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윤미향 대표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리고 이 할머니가 별세했다고 밝혔다.
윤 대표에 따르면 이 할머니는 17세가 되던 1942년에 직장인 방직공장에서 퇴근하다 군인에게 동료 2명과 함께 납치돼 일본으로 끌려갔다.
또 다른 위안부 피해자 여성들 열댓 명 정도와 함께 일본 시모노세키로 끌려간 이 할머니는 다시 만주로 끌려가 끔찍한 일본군 성노예 피해를 당했다.
할머니는 어느날 갑자기 일본군이 오지 않아 해방이 된 것을 알게 됐다. 그러나 돈도, 조선으로 가는 방법을 알려주는 사람도 없어 귀국 방법을 찾던 중 "항구로 가면 조선으로 가는 배가 있다"는 말을 듣고 항구로 갔다. 동료 2명과 함께 조선인 선주에게 사정해 간신히 밀수선인 소금배를 얻어타고 돌아왔다.
윤 대표는 "할머니는 피해 경험으로 얻은 죄책감과 피해의식으로 평생을 괴로워하셨다"며 "오랫동안 고통을 잊지 못하시고 늘 얼굴에 그늘이 져 계셨다"고 말했다.
또 "그래도 활동가들을 보시면 무척이나 반가워하시고 집에 잘 돌아갔는지 확인 전화도 하실 정도로 정이 많은 분"이라고 전했다.
이 할머니의 건강이 악화된건 지난해 말부터다. 윤 대표는 "최근 건강이 악화돼 큰 고통을 견디시다 오늘 오전 하늘로 가셨다"고 전했다.
할머니와 유가족의 뜻에 따라 장레는 비공개로 진행된다.
이 할머니의 별세로 위안부 피해자 생존자는 24명으로 줄었다. 지난해 12월 5일 김순옥 할머니에 이어 지난 14일 이귀녀 할머니도 뇌경색 등 건강악화로 별세했다.
onsunn@fnnews.com 오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