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국비 18조 넘게 투입… 선심성 퍼주기 논란
2019.01.29 17:31
수정 : 2019.01.29 18:08기사원문
정부가 29일 총사업비 24조1000억원 규모의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면제 사업을 선정해 발표했지만 해결해야 할 정치적·경제적 과제가 산적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예타에서 배제된 지자체의 반발, 선심성 정책 변질에 따른 세금 낭비 등의 우려가 나오고 있어서다.
29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문재인정부는 2017년 출범 후 총 53조7000억원 규모의 사업에 대해 예타를 면제했다.
정부는 과거 이명박정부 사례와 유사하다는 비판을 의식한듯 연구개발(R&D) 투자 등 지역 전략사업 육성 관련 사업도 다수 포함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사업 내용을 들여다보면 R&D 투자 등 지역전략산업 육성 사업은 5개로 사업비가 3조6000억원에 불과했다. 반면 지역산업 인프라 확충(7개·5조7000억원), 광역 교통·물류망 구축(5개·10조9000억원), 지역주민의 삶의 질 제고(6개·4조원) 등 전통적인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은 전체 예타 면제 사업의 85%가량을 차지했다.
막대한 사업비가 정부 재정운용에 부담이 될 것이란 우려도 높다. 실제 총사업비 24조1000억원 가운데 국비로만 18조5000억원이 지원된다. 향후 10년간 SOC 분야에만 국비가 연평균 1조9000억원 추가로 소요되는 셈이다. 나머지는 지방비(2조원), 민자(7000억원)에서 마련된다. 고속도로 사업의 경우 한국도로공사에서 사업비 3조원을 분담한다.
다만 정부는 오는 2020년부터 2029년까지 10여년에 걸쳐 사업을 추진하기 때문에 재정건전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또 매년 도로 완공 등에 따른 비용 절감, 재정지출 혁신 및 사업간 우선순위 조정 등을 통해 추가 소요분을 메꿀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정부로선 상당한 정치적 부담도 떠안게 됐다. 이날 정부 발표 직후 야당에선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정부가 선심성 정책을 폈다며 일제히 비판하고 나섰다. 또 정부가 지역균형발전을 명분으로 내세운 것과 달리 지역 철도사업이 확대됨에 따라 오히려 수도권 집중 현상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