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도 잘 합니다"… 유통업체의 '변신'
2019.01.29 17:35
수정 : 2019.01.29 17:35기사원문
PB제품은 '가격만 저렴한 싸구려'라는 인식이 많았으나 최근에는 업체들의 유통노하우가 적용된 프리미엄 제품이 속속 선보이면서 이같은 편견도 사라지고 있다.
29일 유통가에 따르면 생활필수품 비중이 높은 대형마트에 시작된 PB열풍이 백화점, 홈쇼핑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PB사업 확장에 가장 적극적인 백화점이다. 지난 2016년 첫 PB브랜드인 캐시미어 브랜드 '델라라나'를 선보인 후 지난해에는 신규 여성 컨템포러리 브랜드 'S'를 론칭하며 PB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17년에는 업계 최초로 럭셔리 웨딩 주얼리와 란제리 브랜드도 선보였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신세계는 백화점만의 유통 노하우를 가지고 고객이 원하는 것을 재빠르게 캐치해 선보인다는 점에서 큰 장점을 갖는다"며 "앞으로도 사업 다각화를 위해 다양한 분야에서 PB 확장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갤러리아백화점은 국내 백화점 업계 최초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담은 쇼퍼백, 파우치, 향초 등 기념품 PB를 선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홈쇼핑에서는 CJENM의 오쇼핑 부문이 가장 적극적이다. CJ ENM 오쇼핑부문은 자사 채널에서만 구매가 가능한 단독 브랜드의 확대를 통해 유통을 넘어 브랜드사업자로 발전한다는 목표다. 지난 2001년 홈쇼핑 최초로 언더웨어 PB인 '피델리아' 론칭을 시작으로 현재는 패션, 리빙, 식품 등 다양한 상품 카테고리에 걸쳐 단독 브랜드를 선보이고 있다.
특히 CJ오쇼핑에서의 판매를 위한 PB로 시작해 2017년 NB(일반 브랜드)로의 독립을 선언한 테이블웨어 브랜드 '오덴세'는 올해 매출이 2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브랜드, 피코크, 데이즈 등 PB브랜드를 운영 중인 이마트는 PB상품 수만 1만~1만5000개에 달한다. 특히 노브랜드는 연간 매출만 2000억원을 넘어서며 단독 숍까지 선보이는 등 대표 PB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홈플러스는 최근 유럽 최대 유통연합 'EMD'에 가입하며 PB상품 확장을 본격화한다. EMD 회원사들의 연간 매출 규모는 총 258조원으로 막강한 바잉파워를 바탕으로 유럽의 품질 좋은 상품을 공동으로 대량 매입함으로써 소비자들에게 저렴한 가격에 제공한다. 유럽 주요 국가 소비재 시장에서 PB 상품 점유율이 50%에 육박한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일년 내내 동일한 가격으로 판매하는 '온리프라이스'라는 PB브랜드를 선보이며 PB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외에도 해빗, 요리하다, 초이스엘, 테, 펫가든, 잇스트리트, 보나핏, 룸바이홈 등이 있으며, 상품 수 기준으로는 1만 3000여 종이 넘는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