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카드 입찰만 10여곳...롯데 금융계열사가 기름 부은 M&A 전쟁

      2019.01.30 17:44   수정 : 2019.01.30 20:0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최경식 최종근 김경아 기자]
롯데카드 입찰에 한화그룹과 하나금융지주, MBK파트너스, 오릭스프라이빗에쿼티(PE), 한앤컴퍼니 등 10여곳이 참여해 연초부터 금융권 인수합병(M&A)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롯데손해보험 입찰에도 MBK파트너스, JKL파트너스, 한앤컴퍼니 등 5여곳이 참여했다. 이와 더불어 시장에서 잠재적 매물로 거론되는 다른 증권, 보험사들도 주목을 받고 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이날 매각 주간사인 씨티글로벌마켓증권과 함께 롯데카드와 롯데손보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을 진행했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11월말 손보·카드·캐피탈 등 금융계열사의 매각을 공식화했다. 롯데는 지주사 설립 2년 이내에 금융 계열사들을 정리해야 하기 때문에 오는 10월까지 금융계열사를 매각해야 한다. 당초 롯데는 손보·카드·캐피탈 3개사를 한꺼번에 매각하는 '패키지 매각'을 선호했지만 각 회사들의 특징이 다르고, 인수 후보 회사들의 사정을 감안해 최근 개별 매각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롯데 금융계열사 인수후보 윤곽
우선 롯데카드 입찰에는 한화그룹과 하나금융지주, MBK파트너스, 오릭스프라이빗에쿼티, 한앤컴퍼니 등 10여곳이 참여했다.
이 중 한화그룹은 카드사를 통해 확보한 빅데이터를 한화갤러리아(유통업)에 활용,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한화생명 내에 롯데카드 인수를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카드사의 전망이 좋지 않음에도 롯데가 유통계열사 물량 보존 등의 조건과 베트남 현지법인의 높은 성장 가능성, 타 회사 대비 높은 자기자본이익률(ROE), 충성도 높은 고객 분포 등으로 인해 (롯데카드의) 가치가 높이 평가받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손보 입찰에도 MBK파트너스와 JKL파트너스, 한앤컴퍼니 등 5여곳이 참여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인수 이후 유상증자와 비교적 낮은 실적 등으로 인해 롯데손보가 카드나 캐피탈에 비해 선호도는 낮지만, 그래도 퇴직연금 분야에서 업계 2위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 안정적 영업망 등이 강점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당초 예비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됐던 BNK금융지주는 결국 참여하지 않았다. BNK금융지주 관계자는 "롯데손보 인수전 참여를 마지막까지 검토했지만, 자본 적정성 등 종합적인 판단에 따라 예비입찰 제안서를 제출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선 매각 과정에서 '규제 산업'의 한계가 부각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 두 회사는 주인이 바뀌면 금융당국으로부터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받아야 한다. 이로 인해 입찰에 참여한 회사들은 인수 이후의 각종 규제에 대한 검토를 심도 있게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2월 12일에 예비입찰이 진행될 롯데캐피탈의 경우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필요 없고 수익성도 높은 만큼, 사모펀드(PEF)들은 물론 신한금융, KB금융 등 금융지주사들도 대거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신한금융은 개인신용대출에 강점을 가진 롯데캐피탈을 기업금융 등 투자금융에 강점을 가진 신한캐피탈과 연계시켜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잠재매물 증권, 보험사도 관심
롯데 금융계열사들에 대한 인수전이 달아오름에 따라 금융권에선 다른 중소형 증권사와 보험사의 M&A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잠재 매물로 거론되고 있는 증권사는 교보증권과 유안타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SK증권 등이다. 특히 지난해부터 교보증권은 모회사인 교보생명이 자본확충을 위해 계열사 매각을 검토한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꾸준히 잠재 매물로 거론됐다. 또한 유안타증권도 과거 최대주주인 대만 유안타그룹이 매각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잠재 매물 물망에 지속적으로 오르내리고 있다. 이밖에 골든브릿지증권은 우선협상대상자였던 상상인의 인수 재개가 시작되는 모습이고, 바로투자증권도 현재 카카오가 인수를 추진 중이다.

생명보험 업계에서는 지난 2014년부터 매각을 시도한 KDB생명이 잠재적 후보군 중 하나다. 산업은행이 KDB생명에 투입한 자금은 그동안 1조원이 넘지만, KDB생명의 몸값은 시장에서 그 정도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당장 매물로 나오기 보다는 내실 다지기에 주력해 내년쯤 매각을 다시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동양생명도 매각설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최대주주인 중국 안방보험이 중국 당국의 영향권에 놓이게 되면서, 동양생명을 둘러싸고 최대주주의 지분매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동양생명은 지난해 12월 최대주주의 지분매각 추진설에 대한 한국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에 "중국 정부의 위탁경영 계획상 최대주주의 모든 해외자산에 대한 분석 및 평가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손해보험 업계에서는 재무건전성 악화로 퇴출 위기에 놓인 MG손해보험이 잠재적 매물 대상이다. 다만 강제 매각이 진행된다 하더라도 인수자를 찾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보험업법은 보험사가 RBC비율을 100% 이상 유지토록 규정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통상 RBC비율이 150% 밑으로 떨어지면 위험 수준으로 파악해 자본확충을 유도하고, 100% 미만인 보험사에는 적기시정조치를 통해 강력한 경영개선을 요구하게 된다.
MG손보는 올해 3·4분기 말 RBC 비율이 86.5%로 전분기 대비 4.1%포인트 개선됐지만, 금융당국 권고치인 100%를 여전히 밑돌았다. 특히 MG손보가 금융당국에 제출한 경영개선요구에 따른 이행계획서가 최종 불승인 되면서, MG손보는 오는 3월까지 새로운 경영개선계획을 제출해야 한다.
다만 MG손보가 흑자로 돌아서는 등 실적이 개선되고 있어 최악의 상황까지는 가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kschoi@fnnews.com 최경식 최종근 김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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