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 없이 5일 이상 고열… ‘가와사키병’ 의심해봐야
2019.01.31 19:15
수정 : 2019.01.31 19:15기사원문
"가와사키병은 후천적인 심장병을 유발할 수 있지만 조기에 치료하면 심장병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송진영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사진)는 1월 31일 "소아에 많이 발생하는 가와사키병의 경우 최근 면역글로불린 치료 효과가 좋기 때문에 관상동맥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가와사키병은 1967년 일본 소아과의사 도미사꾸 가와사끼에 의해 발견됐다.
송 교수는 "체내 작은 혈관의 염증 반응을 일으키고 심장 내 혈관인 관상동맥에 문제를 일으켜 후천적 심장병을 유발할 수 있다"며 "이 때문에 조기 진단해 치료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고열·발진 등 증상 있으면 진단
가와사키병은 유럽이나 미주지역보다 일본, 대만, 한국 등의 아시아 지역에서 많이 발생한다. 따라서 아시아인에게 가와사키병에 민감한 유전적 인자가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가와사키병은 다양한 증상을 보이기 때문에 진단이 쉽지 않다. 현재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진단 기준은 유럽이나 미국 심장학회에서 발표한 가이드라인에 기초하고 있다.
환자가 보이는 증상으로는 △원인 없이 39℃ 이상 고열이 5일 이상 지속 △손가락, 발가락이 붉게 변하고 피부가 벗겨짐 △전신 다양한 모양 발진 △안구결막 충혈 △입술이 빨개지며 갈라지고 딸기 모양의 돌기 발생 △목 임파선 비대 등이 있다. 이 증상 중 5일 이상의 고열이 반드시 포함돼야 하며 나머지 5개 중 4개 이상을 만족하면 전형적인 가와사키병으로 진단을 내릴 수 있다.
이 질환은 원인을 모르기 때문에 적절한 예방이 불가능하다. 또 한번 걸렸던 환아들가 또다시 걸리는 경우도 발생한다.
■면역글로불린 치료로 합병증 예방
가와사키병은 급성 열성 질환이고 자연히 좋아지는 병이다. 하지만 급성 염증의 형태가 심장에서 나타나 심근염의 경과를 밟아 심각한 형태로 발전할 수 있다. 또 심장의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을 침범해 후천성 관상동맥 질환을 유발하게 된다.
특히 관상동맥 질환은 빈도가 높아 치료를 하지 않을 경우 급성기 환아의 약 20~30%, 회복기 환아의 10~20%에서 발생한다고 돼 있다.
송 교수는 "소아기의 관상동맥 질환은 어른처럼 심근경색이 나타날 수 있고 관상동맥의 파열을 일으켜 갑작스럽게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며 "따라서 관상동맥의 이상을 예방하는 것이 빠른 진단과 치료의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1980년대 중반 이후에는 급성기에 면역글로불린으로 치료한다. 가능한 빨리 입원해 정맥주사로 치료하면서 동시에 항염증제을 복용한다. 대부분 환자들은 열이 떨어지고 증상이 소실된다. 또 이 치료는 관상동맥의 합병증을 4% 정도로 낮출 수 있다.
회복기에는 저용량 아스피린을 항혈전제로서 6~8주간 복용한다. 또 치료 중에 수두나 독감에 걸리지 않도록 해야 하며 불활성화 독감백신을 접종해 예방하도록 한다.
치료 중 관상동맥의 이상이 발생한 경우에는 이상 정도에 따라 약물치료와 함께 정기적인 심장검사나 중재술을 받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관상동맥 확장의 정도에 따라 치료가 달라지게 된다. 8mm 이상의 확장인 경우 거대 관상동맥 확장이라고 한다. 이 경우 심근경색 등의 관상동맥 사고가 약 48%의 환자에서 발생할 수 있다.
관상동맥 이상이 심하지 않으면 대부분 자연히 정상화된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성인이 돼 죽상동맥경화증이 잘 올 수 있기 때문에 성인 심장병 예방을 하도록 권한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