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 경기 칼바람… ‘나홀로 사장님’ 작년 8만명 이상 줄었다
2019.02.07 17:39
수정 : 2019.02.07 17:39기사원문
민간소비 증가율이 경제성장률을 넘어서는 등 최근 내수개선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자영업자의 어려움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고용악화에 따른 소비심리 부진과 함께 외국인 관광객 회복세도 둔화되다보니 영세한 자영업자들이 앞서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7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자영업자는 563만8000명으로 전년 대비 4만4000명 감소했다.
특히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들의 폐업이 증가했다.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지난해 398만7000명으로 전년 대비 8만7000명 줄었다. 반면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4만3000명 증가했다.
경기부진이 지난해 지속되는 과정에서 사람을 쓸 수 없을 정도로 영세한 1인 자영업자들의 폐업이 이어진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지난해 음식점 및 주점업의 판매액지수(2015=100)를 봐도 98.0(잠정)으로 전년과 비교해 1.8% 하락했다. 지수로는 2010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가장 낮다.
최근 소비 관련 주요 지표들의 흐름을 봤을 때 이 같은 자영업 부진은 올해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먼저 소비자의 심리가 위축돼 있다.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7.5를 기록했다. 이는 장기평균(2003∼2018년) 기준값인 100을 하회하는 수치다. 지수가 100을 밑돌면 장기평균보다 소비자심리가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CCSI가 100을 하회한 것은 지난해 8월부터다. 이후 지난해 9월에 잠시 100을 회복했지만 10월부터 4개월 연속 90대 중후반에 머물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 수 추이도 부정적이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외국인 입국객은 총 1534만6879명을 기록했다. 전년과 비교하면 15.1% 증가한 것이다. 지난 2017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여파로 감소한 외국인 입국객은 전년 대비 22.7%나 줄었다. 기저효과로 지난해 외국인 관광객 수는 반등은 했지만 예년과 비교하면 회복세가 미미한 수준이다. 더구나 늘어난 관광객도 소비를 적게 하는 일본인이 다수다. 중국 관광객 회복은 부진하다.
이와 관련, 한국은행은 1월 경제전망에서 "사업소득의 경우 외국인 관광객 수 회복세 미약 등으로 숙박·음식점업 업황부진이 이어지면서 빠르게 회복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라고 언급했다.
한은이 예상하는 올해 민간소비 증가율은 2.6%로 지난해(2.8%) 대비 0.2%포인트 낮다.
자영업 시장 상황이 개선되기 위해서는 가계의 내수소비 증가가 필수다. 복지정책 등 정부의 소비 활성화 대책이 단기적으로는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장기적으로 효과가 이어지기 위해서는 현재 부진에 빠진 고용에서 반등이 나타나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승석 한국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정부의 경기부양 정책이 소비를 진작시킬 수 있다. 다만 저소득층 지원 등 소득불균형 완화 정책으로는 전반적인 민간소비 붐을 이끌어내는 데 도움이 안 된다"며 "중장기적으로 산업구조 개편 등을 통해 (고용을 많이 할 수 있는) 중소·중견 기업이 살아나야 하고 새로운 성장기업도 나타나야지 (내수소비 활성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