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산업협회장에 진교영 삼성전자 사장
2019.02.15 17:26
수정 : 2019.02.15 17:26기사원문
한국반도체산업협회는 15일 서울 봉은사로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2019년도 정기총회'를 개최하고 11대 신임 협회장을 선출했다. 진 사장은 이날 이사회 만장일치로 협회장에 추대됐다.
진 사장은 1997년 삼성전자 메모리연구소에 입사, 차세대 메모리 연구에 주력해온 인물이다. 이후 2014년 메모리사업부 D램개발실장(부사장), 2017년 3월 메모리사업부장(부사장)을 역임한 뒤, 2017년 11월 사장으로 승진했다.
이날 진 사장은 취임사에서 한국 반도체 산업의 위기를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우리 반도체 산업은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을 정도의 호황이 이어졌지만, 최근 분위기가 조금 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주력 제품인 D램과 낸드플래시의 가격 하락세,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 등으로 2019년은 여러모로 어려운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진 사장은 막대한 자본력과 내수 시장 수요를 앞세운 중국의 거센 추격에 대해 언급했다. 또 수년째 계속되고 있는 인력·기술 유출에 대해서도 걱정 섞인 목소리를 냈다. 진 사장은 "한국 반도체 산업을 대표하는 중책을 맡게 되니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반도체 산업이 당면한 위기를 극복하고 지속성장 가능한 산업으로서 재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성욱 SK 수펙스(SUPEX)추구협의회 ICT 위원장은 진 사장에게 협회 운영의 바통을 넘겼다. 박 위원장은 "(협회장을 맡았던) 지난 3년은 개인적으로 큰 영광이었던 시간"이라며 운을 뗐다. 이어 "우리나라의 대표 산업이 된 반도체 산업은 현재 많은 걱정들을 얻고 있다"며 "반도체 업계가 지금까지 쏟은 열정으로 앞으로도 잘 발전시키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최근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는 반도체 산업인들이 한 데 모인 이날 자리의 주된 화두가 됐다.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은 이날 행사장에서 '반도체 클러스터 입지가 용인으로 결정된 것이 맞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산업통상자원부에서도 결정된 것이 없다고 했다"며 "우리도 아직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일부 지자체간 과열된 유치전을 의식한 듯 희망사항을 내비쳤다. 그는 "경쟁력을 기르고 생태계를 강화하는 데 적합한 위치가 선정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해당 조건에 적합한 특정 입지를 묻는 질문에는 "우리가 정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라며 답변을 아꼈다.
현재 경기 용인·이천, 경북 구미, 충남 천안, 충북 청주 등 일부 지자체는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 조성 사업 유치를 위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정부는 오는 2028년까지 총 120조원을 투자해 대·중소 상생형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를 조성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를 포함해 부품업체 50여개사가 입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 용인이 유력한 후보지로 검토되는 가운데, 정부는 올 상반기 중 적합한 입지를 발표할 예정이다.
새로 협회장에 선출된 진 사장은 경쟁사인 SK하이닉스가 포함된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내비쳤다. 그는 "경쟁사 말고도 (반도체 산업) 관련한 여러 협력사가 함께 들어오기 때문에 산업 환경이 더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삼성에게도 오히려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ktop@fnnews.com 권승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