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故김용균씨 어머니 포옹하며 "많이 힘드셨죠"(종합)
2019.02.18 18:12
수정 : 2019.03.28 10:31기사원문
45분 가량 면담 뒤 현관까지 배웅…떠나는 모습 지켜봐
"안전한 작업장 되도록 최선의 노력 다하겠다" 언급
(서울=뉴스1) 홍기삼 기자,양새롬 기자 = "많이 힘드셨죠."
문재인 대통령은 18일 오후 4시30분쯤 청와대 본관 접견실에서 고(故) 김용균씨의 어머니인 김미숙씨의 두손을 잡은 뒤 포옹하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김씨의 아버지인 김해기씨, 이모인 김미란씨와도 차례로 인사를 나누고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의 서면브리핑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먼저 "스물네살 꽃다운 나이의 김용균씨의 안타까운 사고소식을 듣고 가슴이 아팠다. 특히 첫 출근을 앞두고 양복을 입어보면서 희망에 차있는 동영상을 보고 더 그랬다"고 김씨의 유가족을 위로했다.
이어 "모든 국민들이 마음 아파했을 것이지만 자식 잃은 부모의 아픔을 다 헤아릴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 "간접적으로 애도의 마음을 전했지만 이 자리를 빌어서 진심으로 애도의 뜻을 표한다"고 밝혔다.
또 문 대통령은 "사고 이후 조사와 사후대책이 늦어지면서 부모님의 맘 고생이 더 심했으나 다행히 대책위와 당정이 잘 협의해서 좋은 합의를 이끌어내서 다행"이라며 "대책위 여러분 수고가 많았다. 앞으로 더 안전한 작업장, 차별없는 신분보장을 이루는 큰 계기가 되길 바란다. 꼭 그리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뒤이어 김해기씨는 문 대통령에게 "용균이의 억울한 죽음을 다 알고 계셔서 너무 고맙다"면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이뤄져서 더 이상 동료들이 억울한 죽음을 당하지 않도록 해달라. 절대 꽃다운 나이에 목숨을 잃지 않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모친인 김미숙씨 역시 "용균이가 너무나 열악한 환경에서 죽음을 당해 너무 억울하고 가슴에 큰 불덩이가 생겼다"며 "진상조사만큼은 제대로 이뤄질 수 있도록 대통령이 꼼꼼하게 챙겨주길 바란다. 책임자도 처벌할 수 있도록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만들어 생사의 기로에 서있는 용균이 동료들이 더 이상 죽음을 당하지 않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다만 중대재해기업처벌법에 대해 대통령의 별도 언급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면담을 마치며 "어머니 말처럼 용균이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가 노력을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작년과 재작년에 타워크레인 사고가 빈발해 꽤 많은 사람들이 희생됐다. 그러나 집중대책을 세우니 사고는 나더라도 사망자는 발생하지 않고 있다"면서 "생명과 안전을 이익보다 중시하도록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공공기관 평가 때도 생명과 안전이 제1의 평가 기준이 되도록 하겠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도 속도를 내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책위와 합의된 사항에 대해서는 당도 잘 이행되도록 끝까지 챙겨달라. 그렇게 해야 용균이가 하늘나라에서 '내가 그래도 좀 도움이 됐구나' 생각할 수 있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이날 45분 가량의 면담을 마친 뒤 본관 앞 현관까지 유가족들을 배웅하고, 차가 떠나는 모습을 끝까지 지켜봤다고 김 대변인은 전했다.
앞서 김씨는 지난해 12월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비정규직 신분으로 일하다 참변을 당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같은달 28일 김 대변인 명의의 서면브리핑을 통해 김씨의 유가족을 만나 위로와 유감의 뜻을 전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유가족 측은 '정부의 책임있는 답변이 가능할 경우 만나겠다'며 면담에 응하지 않다가 지난 11일 문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청했다.
이날 면담에는 김씨의 직장동료인 이준석씨를 비롯, 노동단체에서 박석운 고 김용균시민대책위원회 공동대표, 이태의 시민대책위 공동집행위원장이 자리했다. 또 국회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우원식·박홍근·한정애 의원이, 청와대에서는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과 김수현 정책실장, 이용선 시민사회수석이 함께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