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보다 두려운 암 통증…통증 줄어들면 암도 잊는다
2019.02.19 15:38
수정 : 2019.02.19 15:38기사원문
과거 '사형선고'로 불리던 '암 진단'도 이젠 표적치료제, 정밀의학에 따른 맞춤치료, 치료후 사후관리법 개선 등에 힘입어 예전보다 공포감이 덜해졌다. 한마디로 암진단 후에도 오래사는 의학기술이 발전한 것이다.
암환자 다수는 "통증이 없을 때 내가 암에 걸렸다는 사실을 잊을 수 있었다"고 입을 모은다.
암환자의 통증은 크게 4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암세포가 신경을 건드리거나, 암 자체가 통증물질을 분비해 통각 신경을 자극하는 것이다. 둘째는 암의 합병증, 즉 대상포진이나 병적 골절 등에 의해 통증을 느끼는 것이다. 셋째는 수술·방사선·항암제 치료를 받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부작용으로 통증을 겪는다. 넷째는 심리적 요인 등 원인 불명으로 통증을 호소하는 것이다.
흔히 암치료가 어렵듯 암성통증도 완화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통증 관련 전문의들은 암통증의 80%이상은 약물치료, 신경차단치료 등으로 다스릴 수 있다고 강조한다. 다만 약물치료에 쓰이는 마약성 진통제는 부작용으로 구토, 변비, 졸림, 호흡곤란, 배뇨장애, 입마름 등을 초래한다. 드물게 발한이나 어지럼증, 간대성 근경련, 수면장애, 성기능장애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마약성 진통제는 장기간 사용하면 내성이 생기고 사용량을 늘려야 한다.
신경차단치료는 장기와 연결된 교감신경이나 사지에 연결되는 체성신경을 건드리는 만큼 아무리 정교하게 시술해도 일부 신체기능이나 감정조절에 이런저런 불편을 끼친다. 체성신경을 차단하는 데 시술이 부정확하게 또는 과도하게 이뤄지면 해당 부위의 운동능력이 마비되거나 근력이 저하될 수도 있다.
암세포만 정밀 타격한다는 방사선치료도 정상세포를 상당 부분 파괴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많다. 이같은 기존 치료의 맹점을 극복하고자 등장한 새 치료로는 맞춤영양요법, 맞춤수액주사, 전기자극치료를 손꼽을 수 있다.
특히 전기자극치료는 병든 세포에 음전기를 채워넣어 활기가 돌게 함으로써 기존 통증치료보다 근본적이고 공세적인 치료로 볼 수 있다. 암통증 관리치료에 주력하고 있는 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은 "요통, 섬유근육통, 관절통, 족저근막염 등 만성 통증질환을 느끼는 세포는 세포밖과 비교해 전기생리학적으로 -30~-50㎷ 수준의 음전하 상태를 띠고, 암세포나 사멸직전의 세포는 -15~-20㎷로 이보 더 낮은 상태를 보인다"며 "건강한 세포(정상세포 -70~-100㎷, 심장세포 -90~-100㎷)는 음전하가 충만한 데 비해 만성통증이나 암에 걸린 환자는 현저히 부족해 인위적으로 보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심영기 원장은 "음전기가 저감된 세포에선 통증이 느껴지기 시작하고, 모세혈관의 순환이 줄어들며, 피로감이 만성화된다"며 "전기자극치료는 세포에 활기가 돌게 하고, 모세혈관 순환을 통증을 완화시킨다"고 말했다. 이어 "100~150밀리암페어의 동전기를 펄스 방식으로 내보내는 기존 전기치료와 달리 새로 등장한 전기자극치료기는 마이크로암페어 수준의 정전기를 1500~3000V 고전압으로 내보내 효과가 빠르고 강력하게 나타나며 부작용이 없는 게 차별화된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전기자극치료에 겸해 혈액주사·모발검사·중금속검사와 문진 등을 통해 드러난 환자의 영양결핍과 전신건강 취약점을 파악해 이를 맞춤 영양제나 수액주사로 보충해주면 암성통증의 관리가 수월해지고 일반인에 가까운 활력을 되찾을 수 있다고 심 원장은 강조했다. 이들 치료는 두세 번만 치료받아도 활기가 돌고 식욕이 나아지며 통증도 치료 전의 40~50% 수준까지 경감된다는 설명이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