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최고 주거지 마린시티 금싸라기 땅 또 '몸살'

      2019.02.20 18:20   수정 : 2019.03.28 15:53기사원문
부산 해운대구 마린시티에 남아 있는 마지막 금싸라기 땅인 미개발 부지.© 뉴스1 박세진 기자

백송디앤씨 "대규모 주상복합 건설" 3번째 용도변경 신청
인근 초등 학부모, 주민 수년째 반대 투쟁… 구청 판단 주목

(부산=뉴스1) 박세진 기자 = 부산 해운대구 마린시티는 해운대해수욕장과 맞붙은 부산 최고의 바다 조망권과 잘 갖춰진 편의시설 덕에 으뜸 주거지로 꼽히는 부자동네다.

이 곳에 남은 마지막 노른자위 땅 1만8468㎡가 또다시 분란을 일으키고 있다.

이번에는 부산지역 건설업체 및 시행사인 백송디앤씨가 해당 부지의 용도를 '공동주택 등'으로 변경해 대규모 주상복합건물을 짓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부산 해운대구는 백송디앤씨가 최근 이 부지에 65층 3개동 996세대 규모의 주상복합 건물을 짓기 위해 용도 변경을 신청해 검토 중이라고 20일 밝혔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인근 해원초등학교 학부모와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나서 용도변경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이 미개발 부지는 그동안 개발업자들이 '돈 되는'용도로 변경하기 위해 여러번 시도했으나 번번이 좌절된 바 있다.

이 부지는 부산시가 2007년 6월 지구단위계획을 변경하면서 '공동주택 등'에서 '숙박·업무·판매 시설 등'으로 용도를 변경해놓은 상태다. 부산시가 '돈이 되지 않는' 용도로 묶어버린 것이다.

이후 백송디앤씨는 소유주인 한화그룹으로부터 이 부지를 사들여 75층 3동 규모의 숙박형 레지던스를 추진했다.

하지만 청소년보호법 상 학교 반경 50m 이내에는 숙박시설(휴양 콘도미니엄 제외)을 지을 수 없다는 규정 때문에 무산됐다. 해원초등학교가 반경 50m안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백송디앤씨는 포기하지 않았다.

지난해 10월 사업계획을 변경해 77층 3동 규모의 콘도미니엄를 지으려고 했다.

그러나 교육환경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학교 인근에는 휴양 콘도미니엄업의 시설과 행위가 모두 금지돼 있다는 법제처 해석에 발목이 잡혀 또 좌절됐다.

이 과정에서 주변 아파트 주민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일조권, 조망권, 교통 정체 등을 이유로 거센 반발을 했었다.

해원초등학교 학부모들도 "학교 주변의 서남북쪽 모두 고층 건물로 막혀있는데 동쪽마저 고층건물이 들어서면 아이들의 학습권, 일조권, 교통안전 등을 보장할 수 없다"며 사업을 반대해왔다.


해운대구 관계자는 "용도변경 제안서가 접수됐기 때문에 검토를 하는 단계지 용도변경을 위한 절차를 밟고 있는 것은 아니다"며 선을 그었다.

또 "입안을 할지 안할지 관련 부서와 협의 단계일 뿐이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호웅 대우마리나비상대책위 위원장은 "지구단위계획에 주거시설을 지을 수 없게 돼 있으면 구청이 당연히 용도변경 신청을 반려했어야 한다"며 "구청이 각 부처에 용도변경 의견서를 보낸 것은 '검토'가 아니라 '추진'하기 위한 것"이라고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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