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미래를 강조한 김한수 감독, 변하지 않을까?

      2019.02.23 08:59   수정 : 2019.02.23 09:21기사원문

□본 기사는 삼성라이온즈 및 야구팬인 경제지 기자가 지극히 팬의 입장에서 쓴 야구 기사입니다.


"나의 계약기간이 중요한게 아니라 팀의 미래만 바라보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의 감한수 감독이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언급한 올 시즌 구상에 대해 개인보다는 팀에 무게를 뒀다.



김한수 감독은 올해가 계약 마지막 시즌이다. 일반적으로 계약의 마지막 시즌에 감독들은 성과에 급급한 모습을 보인다. 당연 재계약을 위해서다. 반면 선수 시절 '소리 없이 강한 남자'로 불린 김한수 감독은 계약 마지막 시즌임에도 현재보다 팀의 미래에 더 관심을 보이고 있다.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지만 현재보다 미래를 생각하는 것은 긍정적 신호다.


그럼 이 같은 구상이 올 시즌이 끝날 때까지 지켜질 수 있을까. 사실 의문이다.

프로야구 감독은 성적을 내야 한다. 아무리 팀과 선수를 위해 올바른 선택을 했어도 결과적으로 성적이 나지 않는다면 의미가 없다. 그리고 부진한 성적의 결과는 경질이나 재계약 실패다. 이에 따라 시즌이 시작되면 감독들은 눈앞의 성적 때문에 무리한 운영을 하게 된다.


올 시즌 김한수 감독의 미래를 생각하는 구단운영의 척도는 최충연의 보직에서 엿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스프링 캠프에서 최충연의 보직은 선발로 정해졌다. 최충연은 불펜이 더 몸에 맞는다는 의사를 낸 바 있음에도 팀과 선수 개인의 미래를 위해 보직을 바꾸기로 한 것이다.

팀 입장에서는 지난해 강력한 불펜에서 구위를 선보인 최충연이 선발에 안착하면 최소 10년 동안은 토종 10승 투수에 대한 고민은 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최충연 개인에게도 불펜보다는 선발이 '롱런'에 유리하다. 과거 윤성환이 불펜에서 선발로 전환하면서 왕조의 에이스 투수로 거듭난 것과 같은 모양새를 팀이나 선수 모두가 기대를 하는 것.

하지만 시범경기를 치르고 시즌에 들어가면 김한수 감독은 최충연의 보직 전환에 대한 유혹을 끊임없이 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

최충연의 선발전향과 심창민의 상무 입대 등으로 헐거워진 불펜 때문이다. 아울러 최충연이 여러 차례 선발 경험에도 아직 선발승을 챙기지 못한 점을 고려하면 올 시즌 선발 적응에 시간이 오래 걸릴 수도 있다. 눈을 돌리면 백정현, 윤성환, 최채흥, 김대우 등 선발감이 최충연을 대신할 카드가 될 수 있다.

이 상황에서 최충연을 마무리 카드로 쓴다면 탄탄한 불펜을 구성할 수 있다. 최충연은 지난 시즌 막판 부진에 빠진 심창민을 대신해 마무리를 맡아 8세이브를 거둔 바도 있다. 단기 성적을 놓고 본다면 최충연의 필승조 또는 마무리로 돌리는 것이 더 좋은 선택이라고 봐야 한다. 최충연·우규민·장필준으로 꾸려진 필승조를 리그 전체로 봐도 수준급이다.

더구나 올 시즌 불펜에서 최충연을 대신할 선수로 기대를 모았던 장지훈 선수가 스프링캠프 훈련 도중 다리 부상을 당해서 귀국하는 등 불펜에서 불안감이 지워지지 않고 있다.

김한수 감독 스스로가 개인보다는 팀이라는 구상을 언급한 만큼 계약 마지막 시즌에 성과를 위해 무리한 승부수를 띄우지 않았으면 한다.
라이온즈파크에 적합한 홈런타자에 기회를 주고 어린 선발 투수를 기르는 방향을 선택하겠다는 현재 구상이 더 바른 방향으로 보인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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