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세종보다 땅값 더 오를 것… 매물 싹 들어갔다"
2019.02.24 18:17
수정 : 2019.02.24 18:17기사원문
【 용인=이환주 기자】"앞서 땅값이 가장 많이 오른 세종보다 더 오를 거라는 기대감이 크다. 이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대형 개발 호재가 될 것이다." (원삼면 인근 A공인중개사무소)
"토지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일부 토지의 경우 최대 300% 오른 가격에 거래가 되기도 했다.
경기 용인시 원삼면 일대에 SK하이닉스가 총 120조원의 반도체 공장 투자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지역 부동산이 들썩이고 있다. SK그룹은 용인 원삼면 일대에 '반도체 클러스터(직접 단지)'를 조성해 경기 남부를 세계 최대 반도체 제조 거점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각종 인허가와 부지 조성 등의 절차를 마치면 이르면 2022년 착공, 2024년 반도체 양산이 가능할 전망이다.
■개발 호재 소식에 부동산 들썩
지난 23일 용인 원삼면 초입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개발 소식 발표 후 분위기를 묻자 사무소 관계자는 "들썩이는 정도가 아니다"면서 "전화, 방문 등 투자문의가 많았고, 이미 살 사람은 다 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미리 준비한 원삼면 예상 공장부지 위성사진을 내밀었다.
인근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반도체 공장이 들어서는 산업단지 부지는 원삼면 독성리, 죽능리, 두창리 등 3개 리(里)다.
인근 다른 공인 중개사무소 대표는 "두 달 전부터 소식이 들리면서 SK 전직 임직원 등 투자자들이 찾아왔다"면서 "보통 1억원~5억원 정도 땅을 사갔다"고 전했다. 그는 "현재는 매도자들이 매물을 걷어 들이면서 10억원 이상 큰 물건이 아니면 살 수도 없다"고 말했다.
공장이 들어서는 원삼면 일대의 경우 토지 보상이 이뤄지는 만큼 공장 부지를 둘러싼 부지의 시세 차익 상승 기대감이 더 크다는 전언이다. 원삼면을 둘러싸고 있는 백암면, 양지면 등도 이미 들썩이고 있다. 토지도 아파트와 마찬가지로 계약서 작성 후 60일 이내에 실거래가를 신고토록 돼 있어 다음 달 정도부터 오른 가격을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인근 일부 토지 최고 300% 올라
토지 용도에 따라 다르지만 일부 토지의 경우 이미 300% 오른 가격에 거래가 되기도 했다. 특히 개발 확정 소식이 들리고 난 뒤에는 매도자들이 매물을 걷어 들이면서 거래가 취소되는 경우도 있었다.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토지 용도에 따라 상업지는 최대 300%, 주거지는 200%, 계획관리지역과 자연녹지, 농지 등은 30% 가량 올랐다"면서 "원삼 읍내 주거지의 경우 3.3m² 시세가 150만원 이었으나 최근 400만원에 팔려나갔다"고 말했다.
기자가 취재하는 사이에도 약 4억원 규모의 농지거래가 성사됐다. 근처의 다른 중개사무소 2곳도 모두 상담이 한창이었다. 현재 농지나 전답 등을 제외하고 주거지나 상업지 등은 이미 매물이 대부분 들어갔다. 이날까지 협상을 진행하다 계약서 작성만 남겨둔 16억원, 15억원 규모의 거래는 매도자의 변심으로 취소됐다고 한 부동산 관계자는 전했다.
초대형 반도체 산업단지 조성에 따라 해당 지역은 물론 인근 주거지 아파트 가격의 향방에도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현재 온라인 부동산 카페 등에서는 동탄, 수지, 분당 등이 배후 수혜 주거단지로 거론되고 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