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표소·판매대…' 공연 마니아 장애인에게 여전히 '높은 문'
2019.02.27 19:15
수정 : 2019.02.28 01:20기사원문
극장 영화관 전시장 등 문화시설의 경우 장애인 편의시설 설치율은 평균을 웃돌았다. 그러나 공연장이나 전시장에 주로 있는 시설인 관람석, 매표소, 판매대, 음료대 등의 질적 수준을 평가할 수 있는 적정 설치율은 낮아 '형식적인 절차에만 치중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보건복지부는 27일 지난해 5월부터 12월까지 8개월간 전국 18만5947개 시설물을 대상으로 시행한 ‘2018년 장애인편의시설 실태 전수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편의시설 설치율은 80.2%로 직전 조사연도인 2013년(67.9%)보다 12.3%포인트 높았다. 설치된 편의시설이 법적 기준에 맞게 설치된 비율인 적정설치율은 74.8%로 조사됐다. 적정설치율이 높을 수록 질적 수준을 확인할 수 있다.
접근로, 장애인 주차구역, 출입구, 복도, 계단 등 편의시설 종류별 설치율(적정설치율)을 보면 복도 95.1%(93.1%), 승강기 93.8%(89.4%), 주출입구 접근로 93.3%(89.4%) 순으로 설치율이 높았다. 반면 장애인 화장실 남녀구분 등 위생시설 일반사항은 55.0%, 유도 및 안내설비는 57.5%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시설 유형으로 살펴보면 설치해야할 의무대상 시설이 비교적 적은 관광휴게시설, 공동 주택 등에서 설치율이 높은반면 공원의 장애인 편의시설 설치율은 낮았다.
어린이집, 경로당, 복지시설 등 노유자시설은 장애인 이용빈도가 높음에도 설치율이 70.3%로 평균보다 낮은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복지부 관계자는 "노유자시설은 설치해야할 의무대상 시설이 가장 많기 때문으로 판단되지만 노유자 시설의 특성을 감안하면 향후 설치율 제고 등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공연장이나 전시장과 같은 문화시설에서 장애인 편의시설 설치율은 84.5%로 직전조사연도(75.3%)보다 9.2%포인트 상승했다. 하지만 편의시설 종류별 설치율을 보면 문화 전시장의 주요 시설중 하나인 관람석-열람석 설치율은 86.1%로 평균보다 높았지만 적정 설치율은 80.2%에 그쳤다. 그러나 매표소, 판매대, 음료대 등의 설치율과 적정설치율은 모두 평균에도 미치지 못했다. 문화 공연관람 시설에 대한 장애인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실질적인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현준 복지부 장애인정책국장은 “장애인편의시설의 설치율과 적정설치율이 높아진 것은 장애인 접근성의 양적ㆍ질적 향상을 의미한다”며 “하지만 아직 장애인 등이 체감하는 접근성은 만족할 만한 수준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시설물에 대한 물리적 접근성만 단순히 개선하는 것이 아니라 도로ㆍ보도ㆍ교통수단 및 웹 접근성 등이 함께 개선될 수 있도록 관련 부처와 협업을 강화하고, 오는 11월 '장애인 편의증진 5개년 계획'을 수립해 장애인 접근성이 보다 향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