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석재 국가핵융합연구소 소장 "미래엔 핵융합기술 가져야 강대국 반열 오를것"

      2019.02.28 17:22   수정 : 2019.02.28 17:22기사원문

"과거 1990년대 후반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전환되는 시점이었듯이 2030년대 후반은 화석연료에서 핵융합으로 바뀌는 에너지 전환시점이 될 것이다. 우리나라가 에너지 종속국가로 전락하지 않으려면 그때를 대비해야한다."

유석재 국가핵융합연구소 소장은 지난 11일 서울 세종대로 HJ비즈니스센터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2040년 전후를 기점으로 핵융합기술을 가진 나라와 못가진 나라로 구분하는 강대국 기준이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핵융합 무대 중심에 선 한국

한국의 '인공태양'이라 불리는 핵융합장치 KSTAR는 지난해 플라즈마 이온온도 1억℃ 1.5초 유지, 고성능플라즈마 연속 모드 운전시간 90초까지 연장, 플라즈마 경계불안정성(ELM) 억제라는 3대 성과를 거뒀다. 유석재 소장은 "올해 새로운 중성입자빔가열장치를 활용해 1억℃ 이상 초고온 플라즈마를 세계 최초로 10초 이상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KSTAR는 2007년도에 완공을 하고 이듬해 플라즈마를 생성하는데 첫 성공을 거뒀고 올해로 11년이 됐다.

프랑스 남부 마르세유 북동쪽 카다라쉬라는 작은 도시에 유럽연합과 한국·미국·일본·러시아·중국·인도 등 7개국이 연합해 축구장 60개 규모의 거대한 국제핵융합실험로(ITER)를 건설 중이다. ITER는 여기에서 2036년부터 2038년까지 핵융합에너지가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지, 핵융합에 들어가는 소비전력의 10배 이상 전력을 생산 여부를 검증할 계획이다.


우리나라가 ITER에 참여할 수 있었던 결정적 이유는 KSTAR의 기술력이었다. 토카막 방식의 초전도핵융합장치를 만들어 다양한 실험에 성공하자 세계가 놀랐고 ITER도 KSTAR를 응용해 건설한다. ITER 건설현장에는 현대중공업, 비츠로테크, 다원시스 등 우리 기업이 수주에 성공해 6000억원의 매출을 올려 KSTAR에 투자했던 3900억원의 두배에 가까운 금액을 벌어들이고 있다.

지난해 국감에서는 국가핵융합연구소가 아직 '부설연구소'라는 꼬리표로 국제무대에서 약점이라는 지적이 나왔었다. 유 소장은 "핵융합은 국제협력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핵융합을 주도하는 기관간에는 대등한 위치에서 협상을 벌여야 한다"고 말했다. 핵융합 참여국의 연구기관은 모두 독립된 법인이다. 유 소장은 굳이 연구원 승격이 아니더라도 법령에 '독립법인'이라는 문구만 들어가도 그 효과는 이루 말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핵융합의 오해와 진실

유석재 소장은 우리가 오해하는 핵융합에 대해 알기쉽게 설명해줬다. 우선 원자력과 핵융합은 완전히 다르다는 것. 유 소장은 "커다란 수박을 쪼개서 안의 내용물을 먹은 뒤 껍질이 남지만 밥풀 두개를 붙여서 떡을 만들면 먹고 남는게 없다"라고 말했다. 초등학교 저학년까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설명을 해달라고 하자 원전을 수박, 핵융합을 밥풀로 비유했다.
원자력발전은 우라늄이라는 큰 핵을 쪼갤때 나오는 에너지를 이용하고 고준위 폐기물이 남지만 핵융합발전은 작은 수소 핵을 붙여서 에너지를 내는 것으로 폐기물이 거의 없다.

핵융합 기술이 일본에 유출됐다는 루머는 "집단지성이 필요한 거대한 연구"라며 국제협력하는 7개 나라와는 인력, 연구성과들을 서로 공유한다고 설명했다.
또 중국이 지난해 우리 기술력을 앞질렀다는 것은 단순히 전자온도를 1억℃ 높인 것일뿐 핵융합발전은 전자가 아니라 이온을 사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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