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를 뚫고 1년전 약속 지키려 제주의 봄이 찾아왔네요

      2019.03.07 16:38   수정 : 2019.03.07 16:38기사원문



봄이 찾아왔다고 말하기가 무색할 정도로 서울은 황사와 미세먼지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럴 때 일수록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진다. 고단한 삶을 뒤로 한 채 비교적 미세먼지가 적은 제주 서귀포를 찾았다.

화사하게 핀 유채꽃길을 푸른바다를 보며 걷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된다.

【 서귀포(제주)=조용철 기자】 곳곳에 매화, 동백도 보인다.
제주 서귀포 섭지코지에 핀 유채꽃은 그 장관이 남다르다. 성산일출봉과 쪽빛 바다, 제주의 검은 돌담에 어우러진 유채꽃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봄 소식을 알리는 매화, 동백을 찾아 남원읍에 위치한 휴애리 자연생활공원에 갔다.

휴애리 자연생활공원은 제주 속의 작은 제주라고 표현될 만큼 가장 제주적이면서 아름다운 향토공원이다. 한라산 자락이 손 끝에 잡힐 듯한 곳에 위치해 있어 건강한 쉼과 서귀포의 향기가 살아 숨쉰다. 이곳에선 오는 3월 10일까지 매화축제가 열린다. 수십년된 매화나무가 가득한 매화정원에서 봄의 전령사로 상춘객들을 유혹한다. 이번 축제 기간 동안 동물먹이주기체험, 승마체험, 흑돼지·거위쇼 관람, 전통 놀이체험 등 상설체험 프로그램을 비롯해 갤러리 팡에선 한인석 신진작가 초대전을 열고 있어 관광객들에게 또다른 볼거리도 제공한다.

제주민속촌은 조선말기인 1890년대 제주의 옛 문화와 역사를 원형 그대로 생생하게 되살려 놓은 박물관이다. 교과서에선 느낄 수 없는 제주의 민속을 다양하게 체험할 수 있는 생동감 넘치는 체험학습장으로 유명하다. 제주민속촌은 제주도신이 실제로 생활했던 100여채의 전통가옥과 민속유물 등을 오랜 조사연구와 고증을 거쳐 보존해놓았다. 제주도의 산촌, 중산간촌, 어촌, 관아를 비롯해 토속신앙촌, 장터 등 옛 제주 모습이 그대로 살아있다. 어구 전시관, 농기구 전시관 등 다양한 테마 전시공간에선 학교에서 접할 수 없는 제주 특유의 민속자료를 만나볼 수 있다. 제주민속촌에선 관람객들이 제주 역사와 민속문화에 대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민속 해설사를 운영중이다.




유채꽃이 만발하는 시기를 맞아 오는 3월 23일과 24일 양일간 '서귀포유채꽃 국제걷기대회'가 서귀포시 일원에서 열린다. 3월 23일에는 주 무대인 제주월드컵경기장 광장에서 출발해 올레길 7코스 구간이기도 한 외돌개, 자구리공원, 이중섭거리, 매일올래시장, 아랑조을거리 등을 지나 다시 출발지에 도착하며 취향과 상황에 따라 5·10·20km 코스중 하나를 선택해 걸을 수 있다. 2일차인 24일에는 마찬가지로 제주월드컵경기장 광장에서 출발해 서귀포 혁신도시를 지나 고근산 둘레길, 엉또폭포, 악근천, 법환마을을 거쳐 월드컵경기장으로 돌아오는 5·10·20km 코스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 걸을 수 있으며 양일간 각 체크포인트마다 거리공연, 특별체험행사 등이 준비돼 있어 걷는 즐거움 외에 다양한 볼거리도 제공된다.

특히 이번 서귀포유채꽃 국제걷기대회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로 재작년 불참했던 중국 다롄시에서 2018년에 이어 올해는 100여명이 대거 참석한다. 동아시아 플라워 워킹리그 3개국인 한국, 중국, 일본을 비롯해 러시아, 몽골, 대만, 싱가포르, 이탈리아, 룩셈부르크, 루마니아 등 해외 300여명의 걷기 마니아들이 참여해 더욱 눈길을 끈다.





제주민속촌을 뒤로 한 채 최근에 문을 연 '빛의 벙커'를 찾아갔다. 서귀포 성산에 위치한 빛의 벙커는 옛 국가기간 통신시설로 오랜시간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비밀벙커였다. 이곳은 본래 국가기간 통신망을 운용하기 위해 설치됐다고 한다. 축구장 절반 정도인 2970㎡ 면적의 대형 철근 콘크리트 구조물임에도 불구하고 흙과 나무로 덮어 마치 산자락처럼 보이도록 위장됐다. 이 국가기간 통신시설이 미디어아트 전시관인 빛의 벙커로 다시 태어났다. 빛의 벙커는 1층 단층 건물임에도 공간의 깊이감이 있다. 외부의 소리를 거의 완벽하게 차단해 프랑스 몰입형 미디어아트 아미엑스를 전시하기엔 최적의 장소다. 빛의 벙커에 입장하는 순간, 관람객은 수십대의 빔프로젝터와 스피커에 둘러싸여 거장의 작품과 음악에 완벽하게 몰입할 수 있다. 전시장에 들어서니 웅장한 음악과 함께 벽면과 바닥에 구스타프 클림트와 훈데르트바서의 작품이 온몸을 감싼다. 전시장 곳곳을 자유롭게 돌거나 자리에 앉아서 바라보고 있으면 마치 작품과 내가 하나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프랑스에서 문화유산 및 예술공간 운영에 독보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컬쳐스페이스가 2009년부터 개발해 온 아미엑스는 2012년 프랑스 남부 레보드프로방스 지역의 폐 채석장을 개조해 '빛의 채석장'이라는 이름으로 첫 선을 보였다. 빛의 채석장이 성공하면서 2018년 4월 파리 11구의 낡은 철제주조공장에 '빛의 아틀리에'를 오픈하면서 파리 예술 트렌드의 중심이 됐다. 2018년 11월엔 프랑스 이외의 국가에 처음으로 이곳 서귀포 성산에 '빛의 벙커'를 오픈했다.


서귀포의 자연과 로컬 아티스트를 만날 수 있는 '대명 샤인빌 리조트'가 2018년 4월 문을 열었다. 샤인빌 리조트는 '문화리조트'를 콘셉트로 천혜의 자연 경관 속에서 휴식을 만끽하며 제주의 예술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
샤인빌 리조트는 외부에 나가지 않고 리조트 단지 안에서도 제주의 여유로움을 만끽할 수 있도록, 아름다운 자연풍광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들을 곳곳에 마련했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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