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한 복근 운동하다, 무거운 물건 들다가도.. 탈장(脫腸)

      2019.03.07 16:55   수정 : 2019.03.07 16:55기사원문

장이 제자리에서 벗어나 탈출하는 질환인 탈장은 선천적으로 발생하기도 하지만 후천적으로도 많이 나타난다. 잦은 기침, 무거운 물건을 들 때, 노화로 인한 복벽 근육의 약화, 흡연, 심한 복근운동 등 의외의 상황에서 탈장이 발생할 수 있다.

장튼위튼병원 탈장클리닉 이성대 원장은 7일 "탈장은 내장을 받쳐주는 복벽이 터지면서 그 압력에 의해 얇은 복막과 장이 터진 복벽사이로 밀려나오는 것"이라며 "복벽의 약해진 구멍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커지게 되어 튀어나온 장도 늘어나게 된다"고 설명했다.



■여성보다 남성에게 많이 발생

탈장은 소장이나 장간막 등이 복강 내 압력에 의해 약해진 복벽을 뚫고 나오면서 사타구니, 배꼽 주변에 작은 풍선주머니처럼 돌출되는 증상이 나타난다. 탈장의 75%는 사타구니 부위에 생기는 서혜부탈장이다.


이어 대퇴 부분에 생기는 대퇴탈장, 배꼽 부위에 생기는 제대 탈장 등이 있다. 서혜부탈장은 여성보다는 남성에게 더 많이 발생난다. 남성은 어렸을 때 복부에서 사타구니로 고환이 내려온 흔적이 있어 더 쉽게 탈장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흡연자가 여성보다 많아 흡연 시 발생하는 마이오스타틴이 더 많이 발생한다. 이 물질은 근육에 영양분과 산소를 공급하는 작은 혈관들을 파괴하고 종합적으로 복벽의 조직을 약화시켜 탈장이 쉽게 발생할 수 있게 한다.

따라서 탈장의 원인은 크게 복압의 증가와 복벽 조직의 약화로 구분할 수 있다. 복압은 무거운 짐을 자주 들거나 만성변비로 화장실에서 지나치게 힘을 줄 때 높아질 수 있다. 흡연과 노화는 복벽근막이나 근육을 약화시키는 원인이다. 또 복부비만이 심하면 과도한 지방 축적에 따른 복압상승과 복벽 조직 약화가 발생해 탈장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최근에는 무리한 근육운동으로 복부 근막이 손상되면서 젊은 층 사이에서도 탈장환자가 늘어나고 있다. 스포츠선수들에게 많이 발생해 '스포츠탈장'이라고도 불리는데 주로 과격하고 허리를 많이 구부리는 복근운동을 할 때 나타날 수 있다.

■환자 상태에 따라 수술방법 선택해야

탈장은 초기에 아랫배 쪽이 묵직한 느낌이 들지만 특별한 통증이 없어 그대로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복벽의 구멍을 통해 빠져 나온 장이 원래 자리로 돌아가지 않은 상태로 오래 방치되면 혈액순환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다. 이 때문에 장기가 썩는 등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 이 경우 장을 절개해야 하는 큰 수술을 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탈장이 발생하면 바로 수술을 시행해야 한다. 수술로 튀어나온 장을 제 자리로 복원시키고 다시 나오지 못하도록 고정해주는 것이다. 수술 방법에는 개복수술과 복강경수술, 로봇수술 등이 있다. 수술은 탈장의 종류와 환자의 나이, 근력, 직업 등 상태에 따라 수술법을 선택할 수 있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외과 최성일 교수는 "고령인구가 증가하면서 70세 이상에서도 탈장환자가 늘어나고 있지만 수술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수술을 하지 않는 사람도 있었다"며 "하지만 최근에는 복강경 탈장수술을 통해 노인 환자들도 수술 후 통증을 감소되고 빠른 일상생활로 복귀가 가능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탈장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에 꾸준한 운동습관을 길러 근육과 복부 조직의 강도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또 일상생활에서 무거운 짐을 들지 않는 것과 복벽에 무리한 힘주기를 자제하도록 한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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