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병호 서울시 노동민생정책관 "소상공인 정책 기본은 경제민주화"
2019.03.07 17:59
수정 : 2019.03.07 17:59기사원문
서울시의 실무 조직은 실·국·본부와 그 아래에 각 과들로 이뤄져 있다. 그런데 시장이나, 부시장의 아래에는 일반 실·국과 구분해 '정책관'이라는 명칭의 조직이 별도로 붙어 있다. 형태상으로는 일반 국과 같지만, 성격상 좀 더 역점을 둔 정책을 주도하는 부서로 보면 된다는게 서울시 관계자의 말이다.
올 1월 서울시 조직 개편으로 노동민생정책관 자리가 만들어졌다. 기존에 '일자리노동정책관'이 일자리를 다른 부서로 넘기고, 소상공인과 공정경제를 가져와 확대 개편된 조직이다.
7일 오전 강병호 노동민생정책관(국장·사진)을 시청 무교별관에서 만났다. 부서 한개를 넘겨주고 두개를 받았으니 일거리나 더 늘어난게 아니냐고 묻자 "따지고 보면 그런셈"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강 국장은 "일자리는 경제와 함께 돌아가야 하는 문제니까 경제파트에 넘기고, 소상공인과 공정경제는 노동과 민생의 영역에서 다루는게 맞다"고 설명했다.
강 국장은 이 분야 전문가로 꼽힌다. 지난 2012년 서울시가 최초로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바꾸는 정책을 내놨을때 이를 설계하고 실행에 옮긴 인물이다.(비정규직의 정규직화는 서울시가 원조라는게 그의 설명) 그 뒤 일선 부구청장을 거쳐 지난해 7월 서울시로 돌아와 지금의 직책을 맡았다. 본인의 전공분야로 컴백한 것.
그는 소상공인, 노동, 공정경제에 대한 정책의 핵심은 결국 '경제민주화'라고 설명했다. 강 국장은 "가맹 본사의 갑질 문제, 비정규직 해법, 노동 인권의 개선은 모두 이 사회가 공정한 틀안에서 유지되도록 하기 위해 필요한 정책"이라며 "무기계약직과 정규직간 차별 철폐, 소상공인 영업환경 개선, 가맹사업자들에 대한 감독 강화 등이 모두 여기에 포함된 일"이라고 말했다.
최근 노동민생정책관실에서는 69만 소상공인들을 살리기 위한 지원계획을 발표했다. 서울시로 돌아온 이후 강 국장이 잔뜩 공을 들인 작품이다.
강 국장은 "소상공인은 우리 경제의 허리인데, 현실은 벼랑 끝에 내몰려 있다 할 정도로 어려운 상황"이라며 "소상공, 자영업, 가맹점주들과 만날때 마다 모두 한목소리로 카드 수수료와 비싼 임대료 때문에 힘들다는 호소가 쏟아진다"고 말했다. 그는 "경영비용의 증가나 불공정한 시장 질서 등이 이들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며 "가장 필요한 것은 공정하고 탄탄한 생태계를 조성해 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에 내놓은 정책의 핵심은 25개 자치구마다 1개씩 소상공인 지원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다. 바로 옆에 밀착 지원하겠다는 의도다. 이곳에서 경영컨설팅부터 금융상담까지 원스톱으로 받도록 하겠다는 것.
또 각 지역별로 주민 생활권에 적합한 생활 상권을 조성하겠다는 계획도 담겨 있다. 올해 강북지역을 시작으로 2022년까지 총 60곳정도가 만들어질 예정이다. 집에서 도보 10분거리에 지역 주민들에게 꼭 필요한 골목상권을 만든다는 목표다.
오는 6월쯤에는 제로페이 추진반도 노동민생정책관실로 이관될 예정이다. 강 국장의 일거리가 하나 더 늘게 되는 것.
강 국장은 "제로페아 업무가 이리로 옮겨오는 것은 아직은 계획일 뿐"이라며 "그런데 소상공인을 살리기 위해서는 비싼 카드수수료를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데, 제로페이가 가장 확실한 대안인것은 맞다"고 말했다.
ahnman@fnnews.com 안승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