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란수도 부산' 과거딛고 근현대문화유산으로
2019.03.13 10:26
수정 : 2019.03.13 10:26기사원문
부산시는 오는 6월과 9월 두차례에 걸쳐 서구 임시수도정부청사(현 동아대 석당박물관)와 40계단 등 원도심 일원에서 '2019 피란수도 부산 문화재 야행(夜行)'을 한다고 13일 밝혔다.
■타임머신 타고 피난시절로 떠나볼까
한국전쟁 당시 1,023일간 임시수도였던 근대도시 부산의 모습과 피란민 생활상을 체험할 수 있는 이 행사는 문화재청 공모사업에 신청, 올해까지 4년 연속으로 선정됐다.
올해는 8夜(야경, 야로, 야사, 야화, 야설, 야식, 야숙, 야시)를 주제로 원도심 지역의 근현대 역사시설 개방, 전시와 체험, 역사투어, 피란시절 먹거리, 퍼레이드와 퍼포먼스 등 역사문화유산과 피란시절 스토리를 묶은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지난해까지 6월에 한 번 열리던 문화재 야행은 올해는 9월에 한 번 더 열릴 예정이어서 시민들의 참여도 늘어날 전망이다.
시는 이를 위해 피란가요 부르기, 길거리공연, 퍼레이드 경연과 피란민촌에서 형성된 아미농악(시 무형문화재 제6호) 배우기 등 각종 행사에 학생과 시민들을 직접 참여시켜 함께 즐기는 피란문화예술 축제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또 국제시장, 보수동책방골목, 40계단 등 관광명소로 자리 잡은 원도심 지역을 역사투어에 포함시켜 여행과 축제가 함께 어우러지는 새로운 문화행사를 기획중이다.
시는 이달 중 대행업체를 선정해 5~6월 주제별 세부 프로그램을 논의하고 6월 21~22일과 9월 27~28일에 행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일제감정기부터 6.25전쟁, 최근에 이르기까지 근현대사의 흔적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남구 우암동 소(牛)막마을이 피란생활 역사문화 마을로 조성된다.
부산 남구 우암동 소막마을은 1924년 일제가 우리나라 소를 일본으로 실어 내기 위해 지은 임시 막사가 원형이다.
중앙통로를 중심으로 양쪽에 소를 가두는 막사였던 이곳을 해방 이후 귀환 동포와 6·25전쟁 이후 피란민들이 주거시설로 바꿔 살기 시작하면서 마을을 형성했다. 이후 산업화 시기에는 인근 공장과 항만 등지에서 일하던 가난한 도시 노동자들이 모여사는 등 시대별 삶의 흔적을 엿볼 수 있는 생활문화자산이다.
피란기 임시 주거시설을 증명할 수 있는 유일한 건축물로서 희소성도 있어 지난 2018년 5월 8일 일부 소막사가 등록문화재로 지정됐다.
■'소막마을' 피란생활 역사문화마을로 조성
시는 소막마을을 '과거-현재-미래'가 공존하는 지역재생의 핵심 축으로 복원하고 이를 활용하기 위해 문화재청 '근대역사문화공간 재생활성화 확산사업' 공모에 신청키로 했다.
소막마을은 지난해 시와 남구청이 사업선정을 놓고 목포, 군산, 영주시와 경합을 벌인 끝에 최종 심의에서 보류된 바 있다.
시는 올해 문화재청의 사업선정을 위한 권고사항을 보완하고 사업지 일원에 대한 지역주민 설명회 등을 통해 지역주민들의 관심과 참여도를 높였다. 또 토지 및 건물에 대한 기초자료 심화조사 등 자료의 체계적 정비를 통해 사업계획서를 작성, 이달 중 공모에 신청할 계획이다.
5월 현장실사를 거쳐 8월경 공모사업에 선정되면 2020년부터 5년간 국비 50%를 포함한 총 사업비 200억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시는 공모 사업으로 선정되면 전체면적 2만4702㎡ 규모에 '피란생활 역사문화 마을'을 조성할 계획이다.
피란생활 역사문화 마을은 △피란생활 역사문화마을(피란생활 체험관, 역사홍보관, 디지털 아카이브관) △피란생활 역사문화거리(피란거리공원, 피란생활 콘텐츠 개발, 투어코스 조성) △피란유적 필드뮤지엄(피란주거, 소막사, 생활산업 유적 복원) △피란생활 전통시장(전통시장 환경정비, 테마광장, 피란생활 음식체험)등 4개의 특화된 근대역사문화 공간으로 재탄생한다.
시 관계자는 "우암동 피란생활 역사문화마을 조성사업은 일제강점기 소 검역소와 소 막사 건물을 피란민들의 거주공간으로 활용한 삶의 흔적을 보여줄 수 있는 근대사 체험·교육의 장으로서 남구 지역의 도시재생 활성화 사업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bsk730@fnnews.com 권병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