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만들어주는 '바리스타 로봇' 직접 찾아가 봤다!
2019.03.16 09:19
수정 : 2019.03.16 09:19기사원문
바야흐로 4차 산업혁명의 시대입니다. 기술이 인간을 능가하는 시대가 곧 눈앞에 펼쳐질 예정입니다.
최근 잠실의 한 대형 쇼핑몰을 구경하다가 분주히 움직이는 로봇팔을 보게 됐습니다.
■ 지나가던 쇼핑객 눈길 사로잡는 '바리스타 로봇'
영등포의 복합 쇼핑센터에 입점해 있는 로봇 카페를 방문해 봤습니다. '로미'라는 이름이 붙은 바리스타 로봇이 저를 반겨줬습니다.
메뉴부터 확인해 봤습니다. 아메리카노, 라떼, 카푸치노 등의 커피와 초코 음료 등을 주문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따뜻한 음료와 차가운 음료도 선택이 가능했습니다. 주문 방법은 간단했습니다. 키오스크에서 마시고 싶은 음료를 선택하고 결제하기만 누르면 됐습니다. 결제 방법으로는 카드 결제, 삼성페이, 앱 카드 결제가 있었습니다.
주문이 들어가자 로봇팔이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컵을 꺼낸 후 커피머신 아래에 두고 버튼을 눌러 음료를 제조하더군요. 차가운 음료의 경우 얼음을 받는 과정이 추가되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음료 제조에 2분 정도가 소요된다고 안내됐지만, 대기인원이 없어서 그런지 체감 시간은 1분가량이었습니다. 주문한 음료를 기다리는 동안 지나가던 사람들이 신기한 듯 주변을 서성거리며 구경을 시작했습니다. 그중 한 사람은 실제로 음료를 주문하기도 했습니다.
로봇팔이 다 만들어진 음료를 한구석에 두고 얌전히 기다리길래 '어쩌라는 거지?' 싶었는데, 알고 보니 핀번호를 입력해야 수령할 수 있는 방식이었습니다. 영수증에 적힌 핀번호를 입력하니 로봇팔이 컵을 집어 기계 밖으로 꺼내줬습니다. 수령 후에는 로봇 뒤편에 마련된 서비스 테이블에서 뚜껑과 빨대, 컵홀더 등을 셀프로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 신기하고 편리하지만.. 디테일과 맛은 글쎄?
바리스타 로봇에게 직접 음료를 주문해본 소감은 한마디로 '신기하다'였습니다. 카페에서는 당연히 인간(?) 바리스타가 커피를 만들어준다고 생각했는데, 로봇이 그것을 대체하는 모습을 직접 보니 그저 신기할 따름이었습니다. 특히, 로봇팔이 생각보다 더 부드럽게 움직인다는 점과 작은 버튼 하나하나를 직접 눌러 음료를 만드는 모습이 놀라웠습니다.
주문과 결제 과정도 간편했습니다. 스마트폰 앱으로 주문을 해도 된다고 하던데, 키오스크 이용이 편리해 굳이 앱을 설치할 필요까진 없어 보였습니다. 카페의 기능뿐만 아니라 시선을 사로잡는 '볼거리'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도 인상 깊었습니다. 음료를 건네주고 나서는 손을 흔들어 인사까지 해주는 친절한 로봇이었습니다.
물론 불편함도 있었습니다. 얼음의 양이나 음료의 당도를 조절하는 것, 샷을 추가하는 것과 같은 커스텀 주문이 불가능했습니다. 현금결제가 되지 않는 것도 아쉬웠습니다. 주문 과정에서 질문이나 불만사항이 생기면 어디에 문의해야 할지 궁금해지기도 했습니다. 기대에 비해 음료의 맛이 훌륭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현장에서 아메리카노를 주문하던 20대 여성 A씨는 "영화를 보러 왔다가 로봇이 신기해보여서 주문을 해봤다"고 말했습니다. 결제가 간편해서 좋았고, 제조 과정을 구경하는 것도 재밌었다네요. 커피의 맛을 물어보니 묘한 웃음으로 그 대답을 대신했습니다.
과거 바리스타 로봇 이용 경험이 있다는 30대 남성 B씨는 "언젠가 일을 관두게 되면 바리스타 공부를 해볼까도 생각해봤는데, 로봇이 커피를 만드는 것을 보며 꿈에 대해 다시 고민하게 됐다"고 농담 섞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 길 안내부터 음식 배달까지.. 로봇에게 맡겨봐
'바리스타 로봇'처럼 실제로 활용되고 있거나 앞으로 도입될 예정인 로봇에는 또 무엇이 있을까요?
가장 많이 알려진 로봇은 아마도 인천국제공항 안내로봇일 것입니다. 인천공항은 지난해 7월 자율주행, 음성인식 기능을 갖춘 안내로봇 '에어스타'를 도입했습니다. 에어스타는 공항 곳곳을 누비며 길 안내를 하고, 원하는 경우엔 직접 에스코트를 해주기도 합니다. 길 안내 외에도 기내 반입 금지 물품을 공지하고 회수하는 기능, 여객 기념사진을 촬영해 전송해주는 기능 등을 갖추고 있습니다.
인천공항공사 스마트공항팀은 "에어스타는 세계 최초의 상용화된 공항 안내로봇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면서 "다른 공항에서 시범 운영된 적은 있지만, 정식으로 운영되는 로봇은 에어스타가 처음이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인천공항을 방문했다가 사람들을 이끌고 길을 알려주는 로봇을 본 적이 있는데, 얼굴 모양이 달려 꽤 귀여웠던 기억이 납니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자율주행 배달로봇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딜리'라는 이름의 이 로봇에는 위치추정센서와 장애물감지센서 등이 장착돼 장애물을 피해 목적지까지 자율주행이 가능합니다. 지난해 천안의 백화점 푸드코트와 서울 목동의 피자가게에서 시범 운영을 했다고 합니다. 우아한형제들의 궁극적인 목표는 음식점에서 고객이 원하는 곳까지 인간을 대신해 배달 임무를 수행하는 로봇을 개발하는 것이라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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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set@fnnews.com 이혜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