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 후보 의혹보다 부실 검증이 더 문제다
2019.03.15 17:25
수정 : 2019.03.15 17:25기사원문
이번 검증이 얼마나 부실했는지는 후보자들의 행태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최 국토장관 후보자는 지명 직전에 20년 이상 보유했던 분당의 아파트를 딸과 사위에게 증여하고 월세로 거주한다고 신고했다. 다주택 보유자라는 부정적 시선을 피하려 '꼼수 증여'를 했다는 해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도 개각 발표를 전후해 2000만원 넘는 종합소득세를 부랴부랴 추가 납부해 논란을 자초했다. 최 장관 후보자의 경우 차관 시절부터 이미 다주택 보유자였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등록된 기본적 자료조차 확인하지 않았다면 문제는 심각하다.
사실 지금까지 불거진 후보자들의 각종 의혹은 정부의 공직윤리종합정보시스템이나 소셜미디어를 일별해도 대부분 걸러낼 수 있었을 법하다. 금강산 관광객 피살사건 진상조사가 의미 없다는 등 편향적 대북 시각과 돌출발언 이력으로 논란에 휘말려 있는 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의 사례가 그렇다. 그는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였던 문재인 대통령이 군부대를 방문하자 "군복 입고 쇼 한다"고 비아냥댄 사실이 밝혀지면서 여권 내에서조차 자질 시비를 낳고 있다. 그의 페이스북조차 한번 훑어보지 않을 정도로 검증 시스템이 먹통이었는지 궁금하다.
문재인정부 출범 2년이 안 돼 공직 후보 10여명이 청문회 문턱에서 낙마했다. 청문회 보고서 없이 청와대가 임명 강행한 인사도 10명이 넘어 전임 정부 기록을 갈아치웠다. '내로남불' 인사가 따로 없을 정도다. 그러니 민정수석실은 대체 뭐하고 있느냐는 비판이 제기되는 것이다. 여권이 더 늦기 전에 이처럼 부실검증이 심화되고 있는 현상을 심각히 성찰할 때다. 스스로에게 추상같은 잣대를 들이대지 않으면 정권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 갈수록 떨어질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