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안 中미세먼지 거대방벽·담배꽁초 반납해야 담배판매'
2019.03.18 11:09
수정 : 2019.03.18 11:09기사원문
“중국발 미세먼지를 막기 위해 서해안에 방벽을 세우는 것을 제안합니다. 인공 산 건설, 해양매립, 해안 방벽설치 등 토목건설분야와 산림녹화분야를 병행해 그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 중요하죠. 김포, 인천, 시흥, 안산, 화성, 평택, 당진, 서산, 태안, 서천, 보령, 군산, 부안, 영광, 함평, 무안, 목포를 잇는 미세먼지 방벽을 세우면 경기도 활성화되고 고용창출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입니다. 추정 사업비는 4대강보다 많은 30조원 정도에요”
기획재정부가 운영 중인 국민참여예산제도 홈페이지에 게시된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국민의 기발한 아이디어다.
기재부는 이 홈페이지와 대한민국국민참여 페이스북그룹에서 미세먼지, 청소년 자살, 사회적 고립 등 사회적 난제에 대해 예산을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 국민 아이디어를 접수 받고 있다. 의견 접수는 연중 시간을 따지지 않지만 2020년 정부 예산에 반영되려면 내달 15일까지 제안해야 한다.
구윤철 기재부 2차관은 18일 “국민이 제안한 사업은 국민이 직접 참여하는 논의 과정을 거쳐 최대한 예산에 반영할 것”이라며 “삶의 지혜를 모아 집단지성을 발휘하고 정책담당자들이 놓친 문제의 해결책을 찾는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기재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참여예산제도를 통해 접수된 제안사업은 모두 1206개다. 정부는 이 가운데 부처 사업숙성, 국민참여단 논의, 국회심의 등을 통해 38개 사업을 예산에 최종 반영했다. 예산 규모는 928억원이다.
반영된 사업들은 국민이 필요하고 해결해야 하는 생활밀착형 사업이 상당수를 차지했다고 기재부는 설명했다. 미세먼지 54.6%(500억원), 청소년 11%(140억원), 취약계층 5.1%(48억원) 지원이 전체 참여예산의 70%였다.
올해는 내달 15일까지 접수된 제안에 대해 심사를 거쳐 2020년 정부 예산안 반영 여부를 결정한다. 하지만 아직까지 제안은 450여건에 그치고 있다.
윤정식 기재부 재정기획심의관은 “청소년 자살률문제, 송파 세모녀 문제 등이 종종 이어지고 있는데 저희가 보지 못하는, 국민들이 현장에서 느끼는 지혜들을 모아서 해보려고 실험을 해보는 것”이라며 “100% 해결은 안되겠지만 한걸음 나아가는 솔루션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올해는 지난 2월 글이 올라온 담배꽁초 수거와 관련한 의견이 주목을 받고 있다. 담배꽁초 필터가 미세 플라스틱의 원인이기 때문에 하수구로 들어가지 않도록 △담배를 판매할 때 담배꽁초 가져오지 않으면 판매금지 △하수구로 버리지 않도록 교육 △담배꽁초 전용 쓰레기통 설치 △노인 일자리-담배꽁초 수거 △빗물 밭이 촘촘한 망으로 교체 등을 제안했다.
제안자 황모씨는 “흡연자들이 하수구 속에 (담배꽁초를)넣는데, 그 우려낸 물을 마시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이 들은 현재 45개의 공감수와 26개의 덧글이 달렸다.
제안자들은 4월 중순부터 국민참여예산제도 홈페이지를 통해 올해의 이슈와 해당 이슈에 대한 현황 보고서 확인이 가능하다.
현황보고서는 해당 이슈 현황, 문제점, 진단, 그동안 정부의 정책대응 관련 내용을 적시한다. 여기에 정책수요자인 국민의 입장에서 이슈 진단 및 정부정책에 대한 의견, 해결방법을 제안하고 토론할 수 있다.
또 국민제안 채택여부 선택에 중점을 둔 기존 참여방식 외에 부처 담당자 및 민간전문가 댓글달기 등 실시간 토론으로 국민제안을 심화·발전시키는 과정을 진행할 계획이다.
아울러 예산국민참여단, 관계부처와 민간의 전문가, 사업 제안자, 일반국민이 참여하는 ‘국민참여 공개 토론회’를 열고 제안된 사업들을 모아 문제의 해결을 위한 정책방향 모색 및 사업 발굴 등 논의 절차를 진행할 방침이다.
구 차관은 “현황보고서, 온·오프라인 토론과정 및 집중 토론회 결과 등을 통해 사회적 난제의 해결방안으로 발굴된 예산사업들은 절차를 거쳐 예산에 반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