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텔 '몰카' 설치해 1600명 영상 '인터넷 생중계'한 일당 적발

숙박업소에 초소형 카메라를 설치해 투숙객들을 불법촬영한 것은 물론 이를 인터넷으로 생중계한 일당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박모(50)·김모(48)씨를 구속하고, 범행을 도운 임모(26)·최모(49)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들 일당은 지난해 11월 24일부터 지난 3월 3일까지 영남·충청권 10개 도시에 있는 30개 숙박업소 42개 객실에 무선 인터넷 초소형 카메라를 설치해 1600여명의 사생활을 촬영하고 자신들이 운영하는 사이트에서 생중계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객실을 단시간 ‘대실’해 콘센트, TV 셋톱박스 등에 초소형 카메라를 설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사용한 초소형 카메라의 렌즈는 지름 1mm에 불과했다.

박씨 일당은 이렇게 촬영한 영상을 외국에 서버를 두고 만든 사이트에 실시간 중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영상물들 중 일부는 녹화 편집본을 만들어 제공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렇게 촬영된 영상은 4개월간 총 803건이었으며 해당 사이트 회원 4099명을 비롯해 전 세계로 송출됐다.

이처럼 숙박업소에 몰래 카메라를 설치해 검거된 사례는 이전에도 있었으나 촬영물을 사이트로 송출해 실시간 생중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찰은 지난해 12월 초 신고를 받고 수사 3개월 만에 피의자들을 검거하고 해당숙박업소에 설치된 카메라를 모두 철거했다고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숙박업소 측에서는 객실 내 셋톱박스와 콘센트, 헤어드라이어 거치대, 스피커 등에 틈새나 작은 구멍이 뚫린 곳, 불필요한 전원 플러그가 꽂힌 곳 등이 있는지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며 "이용자는 객실 불을 끄고 스마트폰 불빛을 켜 렌즈가 반사되는 곳이 있는지 살피면 카메라 설치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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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ail] 정호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