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측 핵심증인에 허 찌른 이재명 변호인단
2019.03.21 23:03
수정 : 2019.04.01 08:53기사원문
“자·타해 위험 없었다” 증언에 “정신상태로 판단해야” 지적
‘복지부 시행령’ 제시한 변호인단에 증인은 소극적 대답
(경기=뉴스1) 송용환 기자,유재규 기자 =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친형(고 이재선씨) 직권남용' 혐의 재판에 출석한 검찰 측 핵심증인이 변호인단으로부터 허를 찔렸다.
“재선씨가 자·타해 위험이 없었다” “주소지가 용인이니 용인정신건강센터에서 처리해야 한다” 등 증언에 변호인단이 관련법령을 제시하며 논리적으로 반박하자 제대로 된 답을 내놓지 못했기 때문이다.
21일 오후 2시부터 수원지법 성남지원 제3호 법정에서 진행된 제11차 공판에는 분당구보건소장으로 재직하면서 재선씨의 강제진단을 거부했던 구모씨가 검찰 측 증인으로 나왔다.
검찰은 성남시장이던 2012년 직권을 남용해 정신과전문의 등에게 정신병원 강제입원을 지시한 혐의로 이 지사를 기소했고, 이 지사 측은 ‘강제입원’이 아닌 ‘강제진단’이라며 맞서고 있다.
구씨가 “재선씨는 불을 지르고 다리에서 뛰어내리거나 하는 정도의 자·타해 위험이 없었다”고 증언하자 변호인단은 복지부 고시를 언급하면서 “행동이 아닌 정신상태에 의해 (강제진단 여부를)판단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박했다.
복지부 고시에서는 ‘의식장애·망상·환상·현실판단 능력 손상·우울증으로 삶의 의욕 상실·극도로 흥분하여 난폭한 행동’ 등 해당자의 정신상태에 따라 자·타해 위험을 인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같은 반박에 구씨는 “자·타해 위험 판단은 정신과전문의가 해야 하고, 2주간 관찰 후에 진단하는 것”이라며, 복지부 고시와 관련한 정확한 답변을 피했다.
구씨는 용인에 거주하던 재선씨를 성남에서 진단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지만 이 역시 정신보건법 시행령을 제시한 변호인단에 제대로 된 반박을 내놓지 못했다.
구씨는 “재선씨의 주소지가 용인이라 용인정신건강센터에서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변호인단은 “정신보건법 시행령 제6조 제1항에서는 진단 및 보호신청을 ‘정신질환 의심자를 발견한 장소를 관할하는 시장·군수·구청장에게 제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재선씨는 성남시 공무원 등을 대상으로 욕설과 폭언을 일삼았고, 그 직장이 성남시에 있어 낮에 이러한 행위를 하는 장소도 성남시일 것이니 그 행위지 또는 발견한 장소는 성남시”라고 확인하자 구씨는 “어머니의 민원서만 있었다. 문서만으로는 발견이 아니다”고 답하기도 했다.
변호인단은 구씨의 업무행위와 관련해 “낯설고 힘들다는 이유로 일을 안 하려는 보건소장의 ‘복지부동’ 자세 때문에 ‘정상행정’이 ‘강제입원’으로 왜곡됐다”며 “소극적 행정이 정신질환 의심자가 있어도 사회적으로 방치하게 되고, 결국 사고로 이어진다는 질타를 되새겨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13차 공판은 25일 오전 10시 수원지법 성남지원 제3호 법정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