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병성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원장 "기술이전 사업화 주력… 연구원-기업 동반성장이 밑바탕"

      2019.03.28 17:32   수정 : 2019.03.28 17:32기사원문


"기술이전료 수입을 첫해 40억원, 2년째 70억원, 3년후엔 100억원을 달성하겠습니다."

이는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의 곽병성 원장(사진)이 2년전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이사회에서 자신만만하게 발표한 3년치 연구원 운영목표다. 마치 정부 출연연구원장이라기 보다는 민간기업 최고경영자(CEO)의 경영전략 발표처럼 보이는 대목이다.

당시 곽 원장은 이에 대해 NST 이사들은 믿기어렵다는 반영을 보였다. 당시 NST 이사들은 3년평균 기술이전료가 22억5000만원이었던 연구원이 실현하기 어려운 계획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곽 원장은 본인 계획을 실행에 옮기면서 불신을 신뢰로 바꿔놨다.

지난 12일 만난 곽병성 원장은 "당시 기술이전료 수입 목표를 100억원으로 잡은 것은 목표를 높게 가져가야만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다는 생각 아래 상징적이면서 도전적으로 목표를 제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곽 원장은 이어 "임기동안 에너지기술연구원의 격을 높여 전세계 연구기관들이 우러러 보는 일류 글로벌 연구원으로 올려놓겠다"고 부연했다.

■모험추구형 DNA를 심다

곽 원장은 도전적인 리더로 평가받는다. 이런 그의 성향은 에너지기술연구원에서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그는 취임 이후 에너지기술연구원에 민간연구소 수준의 도전정신을 심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그는 "지난 33년간의 민간연구소 경험을 바탕으로 연구원에 '모험추구형 유전자(DNA)'를 심어주고 싶다"면서 "목표를 높이 세운 후 도전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전주기에 걸친 기술이전과 사업화 전략을 손봤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효율을 높인 것이다. 그 결과는 예상대로 성공적이었다. 그가 취임한 첫해 기술이전 실적이 40억6000만원이었고, 지난해엔 55억2000만원의 기술료 수입을 기록하는 성과를 거뒀다.

연구자들과의 소통도 곽 원장이 역점을 두는 부분이다. 그는 연구자들과의 소통을 기반으로 원칙은 지키되, 절차는 간소화하는 연구환경을 만들었다. 그는 "연구원 모두의 소통과 노력으로 지난해 상위 20% 이내의 논문 비중이 60%로 높여 연구의 질적 측면에서 성장했다"고 들려줬다.

■기업과 동반 성장

곽 원장이 공을 들여온 정책 중 하나가 기업과의 동반 성장이다.

그는 "제대로 된 기술이전 사업화는 연구원과 기업의 연-산 동반성장이 기본 철학"이라며 "연구원이 만든 우수 에너지 기술을 좋은 기업에서 국민들의 실생활에 제대로 활용될 수 있도록 실현시키는 일이 우리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실제, 에너지기술연구원은 지난 2017년 전기차 배터리에 쓰이는 리튬이온전지 음극재의 소재인 산화규소 제조 기술을 테라테크노스에 기술이전했다. 테라테크노스는 에너지기술연구원으로부터 이전받은 기술을 바탕으로 창업을 한 후 10여명의 직원이 두배로 늘어났다. 최근 30억원의 투자유치까지 받았다는 것. 테라테크노스는 올해부터 실리콘산화물 음극 소재를 양산해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 진출한다. 또다른 사례도 있다.
바이오매스액화용 액화반응기 제조 기술을 캐나다와 미국 기업에 200만달러를 받고 기술이전한 것.

이 기술은 폐목재 등 바이오매스를 액화해 디젤유 등의 합성 석유를 생산하는 기술이다. 이렇게 생산된 합성 석유를 이용하면 일반석유 대비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최대 80%까지 줄일 수 있다.
곽 원장은 "최근 유럽 기업이 우리와 협의 중이라 곧 좋은 소식을 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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