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철도·도로 '노후화' 심각...운행 불가한 곳도
2019.03.29 17:59
수정 : 2019.03.29 17:59기사원문
남북은 조사결과를 토대로 보고서를 작성해 북측 고속도로 및 철도의 현대화 사업을 추진, 장기적으로 남측의 고속도로 및 철로와 연결해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을 계획이다.
그러나 사업이 실제 진행되기 위해서는 정밀조사를 진행한 뒤 기본계획을 세우고, 설계를 확정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유엔안보리에서 대북제재 관련 논의가 선행돼야 하며 남북 간 논의도 보다 긴밀하게 진행돼야 한다.
■도로 콘크리트 부식多
통일부는 남북도로공동조사단이 지난해 '4.27 남북정상회담' 및 '6.28 남북도로협력 분과회담' 결과에 따라 지난해 8월 13일부터 20일까지 경의선 개성-평양 간 고속도로에 대한 남북 공동 현지조사를 실시했다고 29일 밝혔다.
판문점선언에 따르면 남북은 동해선 및 경의선 철도와 도로들을 연결하고 현대화해 활용하기 위한 실천적 대책들을 취하기로 했다. 또 평양공동선언에서 남북은 올해(2018년) 내 동·서해선 철도 및 도로 연결을 위한 착공식을 갖기로 했다.
조사대상인 개성-평양 간 고속도로는 총 161km 구간으로 1992년 개통됐다. 이 구간에는 교량이 총 90개소, 터널이 18개소 등이 있다. 조사단은 토공, 배수공, 교량, 터널, 포장, 부대공, 진·출입시설을 조사했다.
조사결과 절토부 토사사면의 식생상태는 전반적으로 양호했으나 일부 구간에서 슬라이딩 및 전단파괴가 발생했다. 절토부 암반사면은 표면이 매우 불규칙하고, 하부옹벽 배면 여유 폭이 부족해 일부 구간은 풍화로 인해 파쇄된 암반 조각이 도로 쪽으로 흘러 내리고 있었다.
배수시설의 암거는 대부분 수로 및 통수로 용도로 사용되고 있었으나 훼손사례가 다수 발견됐다. 다이크(연석)는 대다수 훼손되거나 미설치 상태로 노면수의 집수 등 처리가 힘들었다.
교량의 교면포장은 전반적으로 망상 및 격자형의 균형이 발생해 있었다. 콘크리트 부재는 강도 및 피복두께가 부족하고, 철근이 노출돼 부식된 경우가 많았다. 또 터널은 시공시 방수시설을 설치하지 않고 내부 배수관이 막혀 습기가 많고, 누수가 발생해 노후화 정도가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차는 시속 50km 이하
조사단은 경의선 및 동해선 철도 북측구간에 대한 공동조사도 실시했다. 경의선(개성-신의주 413.9km)의 경우 지난해 11월 30일부터 12월 5일까지, 동해선(금강산-두만간 777.4km)은 12월 8~17일까지 진행했다. 조사인원은 남측에서 28명, 북측에서 15명이었다.
경의선 공동조사 결과에 따르면 시설상태가 2007년과 비교해 변화가 거의 없었다. 또 시설물 노후화로 인해 터널, 교량 등 구조물 안정성 검토를 위한 추가 정밀조사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의선 개성-신의주 구간은 시속 30km, 평양-신의주 구간은 시속 50km 내외 수준을 보였다. 레일, 침목, 자갈, 체결구 등의 노후호가 심하게 진행됐으며, 터널 내 누수, 배수불량, 콘크리트 탈락 등의 문제도 발견됐다. 신호 및 통신은 대부분 기계식 수동설비로 운영 중이며, 무선통신설비 대신 휴대폰으로 통신했다. 운행 중인 기관차, 객차, 화차도 모두 노후화됐다.
동해선의 경우에도 경의선과 유사하게 전반적으로 시설물의 노후화가 심각한 상태였다. 속도는 구간별로 차이가 있지만 전반적으로 시속 40km 이하로 운행됐다. 노반은 해안을 따라 건설돼 급곡선, 급경사 구간이 많고 절·성토의 토사유실과 낙석발생 가능성이 높았다. 궤도는 레일, 침목, 분기기 등 전반에 걸쳐 노후화가 진행됐다. 역사구조 상태는 비교적 양호했지만 편의시설, 설비 등은 미비했다.
조사단은 조사결과를 토대로 보고서를 작성해 개성-평양 간 고속도로의 현대화 사업 추진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할 예정이다.
통일부 관계자는 "정밀조사 일정은 아직 미정이며 이는 남북관계 전반에 영향을 받는다"며 "올해 관련 예산을 확보했기 때문에 남북관계가 진전된다면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