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널 안 차로 변경.. 안 되나요?" (영상)

      2019.03.30 10:09   수정 : 2019.03.30 10:09기사원문





차량을 모는 운전자라면 고속도로 터널과 교량에서 차로변경(진로변경)이 안 된단 사실은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최근 일부 고속도로에 따라 차로변경이 가능한 고속도로가 있다. 바로 상주~영덕고속도로(지품 8·9·10터널, 달산 1·23터널, 영덕터널)와 동홍천~양양고속도로(인제 양양터널, 기린 6터널, 부산외곽순환도로(금정산터널)에서다.



사실 우리나라 도로교통법에는 터널 안에서 추월을 금지하고 있지만, 차로변경에 대한 규정은 없다. 불법이 아니란 소리다.
하지만 실상은 이를 불법으로 간주하고 범칙금과 벌점을 매기고 있다. 바로 ‘교통 노면표시 설치·관리 매뉴얼’에 따라 차로를 실선으로 그었기 때문이다.

■ 차로 변경하게 했더니 더 안전... 교통 흐름도 원활해
경찰이 고속도로 터널 안에서 차로 변경이 가능하도록 규제를 완화한 데에는 최근 2~3년간 연구 결과가 뒷받침됐다.

지난 2017년 한국도로공사가 발표한 ‘고속도로 터널 및 교량에서의 차선 운용 개선방안 수립 연구’에 따르면 도로공사는 2~3년 동안 전국이 터널 세 곳에서 차로를 실선에서 점선으로 시범 시행했다. 그 결과 실선인 근처 다른 터널들 보다 사고 발생이 오히려 70% 줄어 들었다는 결과가 나왔다. 또 교통 흐름도 전보다 훨씬 진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경찰은 앞으로 그 기준에 부합하는 터널을 대상으로 차츰 규제를 풀기로 했다.

그 기준은 △차로 폭 3.6m △갓길 폭 2.5m △조명은 한국산업표준(KS C 3803) 기준 이상 △구간 단속 카메라 장비 설치다.

이에 대해 경찰은 “한국도로공사가 특정 터널을 대상으로 규제 완화 요청을 하면 전문기관에 의뢰해 교통안전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뒤 천천히 확대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 공기 흐름 빠른 터널 안... 과속은 금물!
그동안 경찰이 터널 안에서 추월과 차로변경을 금지한 데에는 안전과 직결됐기 때문이다.

현재 전국 고속도로 터널의 개수는 1159개이며, 최근 3년 동안 1712건에 79명의 사상사를 냈다.

특히 터널 안은 어둡고 상대적 가시거리가 짧아서 사고가 났다 하면 연쇄추돌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최성욱 보험보상 전문가는 “터널 안에서 사고 위험이 높은 이유는 두 가지를 꼽을 수 있다”면서 “먼저 아무래도 실내가 컴컴하고 속도를 체감하기 어려우니 운전자가 쉽게 방심을 할 수 있다. 이것이 운전자 주시 태만이나 졸음으로 이어지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두 번째는 터널 안은 공기 흐름이 빠르다 보니 차량의 안정성이 떨어질 것”이라며 “이럴 때 추월을 하려고 과속을 하거나 차로 변경을 할 경우 차량의 흔들림이 커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특히 터널 안은 둥글게 만들었기 때문에 차가 미끄러지면 벽을 타고 올라가면서 전복될 위험이 매우 높다”고 덧붙였다.

또 터널 안은 외부와 엄청난 빛의 차이가 있다. 터널에 진입할 때 우리 눈이 적응하는 시간은 약 3초가 걸리며, 나올 때 적응하는 시간이 3~6초로 알려졌다.

현재 경찰이 정한 터널 안 차로변경 기준을 갖춘 고속도로는 많지 않다.
특히 조명 설치 기준이 높아서 전국적으로 확대 시행하기엔 아직 이르다는 평가다.

때문에 운전자는 터널 안을 진입한 이후 차선을 잘 확인하고 차로변경을 해야 한다.
만약 이를 어길 시 범칙금 3만 원과 벌금 10점이 부과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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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miana@fnnews.com 정용부 양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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