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9 남북군사합의 첫 불이행..전문가 분석 엇갈려

      2019.04.01 15:39   수정 : 2019.04.01 15:39기사원문

남북은 '9·19 남북군사합의'를 통해 4월 1일부터 비무장지대(DMZ)내 화살머리고지에서 공동유해발굴을 하기로 했지만, 끝내 북측 답변을 듣지 못하면서 이날부터 군사분계선(MDL) 이남지역에서 우리 군 단독으로 먼저 유해발굴을 시작했다.

'9·19 남북군사합의' 첫 불이행 사례가 발생한 것이다.

앞서 남북 군당국은 지난 2월 말까지 유해발굴단 인원을 구성해 상호 통보키로 했고, 우리 측은 지난달 6일 이미 유해발굴단 명단을 전달했지만 북측은 현재까지 명단을 통보하지 않고 있다.



노재천 국방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현재까지 공식적인 답신은 없었다"며 "우리 군은 오늘부터 군사분계선 이남지역 화살머리고지 일대에서 향후 실시될 남북공동발굴작업에 대비한 사전 준비 차원에서 작년에 이은 추가 지뢰 제거 및 기초발굴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향후 북한이 명단을 통보해올 경우, 즉각 남북공동발굴로 전환될 수 있도록 제반 준비를 마련하고 있다는 것이 군 당국의 설명이다.


군 관계자는 "비록 준비 차원이기는 하지만, 남북공동유해발굴 작업을 시작하는 것으로 보면 된다"며 "작업과정에서 유해로 보이는 곳에 깃발 등으로 표식을 하고 인근지역에 대한 기본적인 굴토까지 하는 기초작업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북간 신뢰구축 조치인 9.19 군사분야 합의를 원만히 이행해 한반도 항구적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의 침묵이 길어지면서 남북공동유해발굴 뿐 아니라, 향후 남북군사분야 이행 여부도 불투명해진 상황이라는 지적이다.

남성욱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기다려서 올 사람이 있고 오지 않을 사람이 있는데, 남북군사합의 이행의 경우 북한은 기다려도 오지 않을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남 교수는 "군사합의 사안 중 제일 경미한 공동유해발굴도 진행이 안되는데, 나머지 것들은 강도가 점점 높아지는 것들"이라며 "이행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전망했다.

홍규덕 숙명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9·19 군사합의 중 제일 편안하고 탈없는 이슈조차 지켜지지 않으니 안타깝다"고 밝혔다.

홍 교수는 이어 "북한은 모든 문제를 북미 관계와 연동시키는 것"이라며 "오는 11일 한미 정상회담 이후, 북한에게 반가운 소식이 있으면 이에 따라 상황 반전이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반면 북한 내부 상황으로 인해 이행절차가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한의 군사분야합의 이행 의지는 분명히 있으나 내부 상황이 녹록지 않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홍 실장은 "북한은 오는 11일 개최될 최고인민회의를 통해 입장이나 결정문을 채택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남북이행사항을 아무런 일 없었다는 듯이 진행하기는 부담스러울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ju0@fnnews.com 김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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