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한국수출 양대축…'반도체·중국' 두자릿수 빠졌다
2019.04.01 17:25
수정 : 2019.04.01 17:47기사원문
수출이 4개월 연속 추락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잠정집계한 3월 수출은 471억1000만달러로 전년동기보다 8.2% 감소했다. 4개월 연속 수출 감소는 지난 2016년 7월 이후 2년8개월 만에 처음이다.
■반도체·중국 동반침체 지속
3월 수출이 8.2% 하락하면서 우리 수출은 4개월째 추락세다. 지난해 12월 1.7%, 올해 1월 6.2%, 2월 11.4% 하락했다. 수입은 418억9000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6.7% 감소했다. 무역수지는 52억2000만달러로 86개월 연속 흑자를 유지했다.
산업부 박태성 무역투자실장은 "3월 수출은 반도체 가격 하락 및 중국 경기 둔화 지속, 조업일수 감소(-1일), 전년동기 기저효과(531억달러, 역대 3월 중 최대) 등 여러 요인으로 하락했다. 다만 수출 감소율은 한자릿수로 둔화됐고 4월에도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3월 수출 하락은 반도체(-16.6%)와 중국(-15.5%) 영향이 가장 컸다. 반도체를 제외하면 3월 수출은 5.9%, 중국을 제외하면 5.5% 감소했다. 반도체는 지난 3월 전년동기보다 16.6% 감소한 90억600만달러어치가 수출됐다. 3월 기준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1%다. 수출이 호황이던 때 반도체 비중이 30%에 육박했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위축됐다.
반도체는 단가 하락, 글로벌 기업의 데이터센터 재고 조정, 계절적 비수기 등이 겹쳐 수출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 물량은 일시 증가세로 돌아섰으나, 단가(D램 8Gb 기준)는 5.07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44%나 급락했다. 중국 쪽 반도체 수출(3월1일~25일)이 31.9% 줄었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시장을 '상저하고(上低下高)' 추세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미·중 무역분쟁, IT기업 재고 조정 등 수요 둔화 요인이 해소되지 않는 한 반도체 경기의 완연한 회복은 하반기 들어서도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산업연구원 민성환 연구위원은 "하반기에는 반도체 수출 감소율이 한 자릿수로 축소될 것"이라면서도 메모리 반도체 가격은 올해 24% 가량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이상선 SK하이닉스 부사장이 지난달 29일 중국 충칭공장을 방문한 이낙연 국무총리에게 설명한 바로는 "반도체 가격은 하반기에 유지하거나 약간 오를 것으로 보인다. 우리뿐 아니라 해외 업체도 올해 투자금액이 전년보다 줄었다"고 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이날 간담회에서 "반도체 경기가 하반기에 회복될 것이라고 예상을 하면서도 그 시기가 자꾸 늦춰지고 회복속도도 더 느려질 것이라는 견해가 대두되고 있다. 상당한 우려를 갖고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對中수출 효자 품목들 추락
수출국가별로는 중국(-15.5%), 아세안(-7.6%) 쪽이 감소했다. 미국(4.0%) 및 인도(13.7%), 독립국가연합(CIS·32.6%), 중남미(20.6%) 등 신흥시장 중심으로 늘었다.
특히 최대 시장인 대중국 수출환경은 급변하고 있다. 중국 현지 업체의 반도체 구매 연기 등으로 인해 반도체 수출은 31.9%나 하락했다. 중국 스마트폰 수요 감소 및 중국산 제품의 가격경쟁력 강화로 무선통신기기 수출도 49.3% 떨어졌다. 일반기계(-9.1%), 석유제품(-20%)도 중국 내 수요 둔화로 수출이 줄었다.
우리 수출은 13대 주력품목 중에 12개가 하락했다. 무선통신기기(-32.3%), 컴퓨터(-27.9%), 석유화학(-10.7%), 디스플레이(-19.4%), 가전(-6.4%), 섬유(-4.8%), 일반기계(-1.3%), 자동차(-1.2%), 석유제품(-1.3%) 등이다.
한편, 정부는 이날 수출기업들의 자금난을 덜어주기 위해 1조원 규모의 수출채권 조기 현금화 보증을 4개 시중은행을 통해 개시했다. 무역보험공사는 국내 1206개사 1조원 규모에 달하는 전체 수출자금 보증 건도 1년간 감액없이 연장키로 했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