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부 면담 요구했다 감봉된 노조위원장…법원 "처분 위법"
2019.04.02 06:01
수정 : 2019.04.03 15:57기사원문
"쟁의행위 아닌 조합활동…단결권 강화 위해 필요"
(서울=뉴스1) 박승주 기자 = 조합원이 승진 심사에서 탈락한 이유를 확인하기 위해 간부에게 면담을 요청한 노동조합위원장에 대해 감봉 처분을 내린 것은 위법하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부장판사 홍순욱)는 우정사업본부 노조위원장 최모씨 등이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부당노동행위 구제 재심판정을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고 2일 밝혔다.
최씨 등은 2016년 9월 노조 소속 조합원이 승진에서 탈락하자 A우체국 3층 승강기 앞 공간에 모여 총괄국장 등 간부들에 대한 면담을 요구했다.
앞서 2015년 우정사업본부의 4개 노조는 교섭창구 단일화에 참여해 단체협약을 맺었는데, 최씨가 위원장으로 있는 노조는 2016년 4월 설립돼 관련 절차에 참가하지 못했다.
최씨 등은 간부로부터 해산 명령을 듣고도 "작업에 방해되지 않는 공간이고 일상적 조합활동에 해산을 요구할 수 없다"며 응하지 않았고, 추후 징계위원회는 최씨에 대해 감봉 1개월 등의 징계를 처분했다.
이에 최씨 등은 이듬해 "징계처분은 불이익 취급 및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했으나 기각당했다. 이후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했지만 이 역시 기각판정을 받아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최씨 등이 간부를 기다린 것은 쟁의행위가 아닌 조합활동에 해당하고 그 정당성 또한 인정된다고 봤다.
재판부는 "면담대기 등 행위는 소수 노조에 대한 차별 여부 확인을 위해 이뤄진 것으로 보이고 근로조건 개선 등 노조의 주장을 관철하기 위해 이뤄진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조합원의 승진심사 탈락 이유를 의심하게 된 상황에서 면담을 통해 차별 가능성을 확인하는 것은 노조의 단결권 강화를 위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재판부는 또 "최씨 등 조합원 18명은 화물용 승강기 앞에 약 40분간 집결했지만, 다른 직원의 작업이나 엘리베이터를 통한 우편물류 이동을 방해하는 등 우체국 업무의 정상적인 운영을 저해했다고 볼 구체적인 자료도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