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아시아 럭비 열기 후끈

      2019.04.06 08:59   수정 : 2019.04.06 08:59기사원문

럭비는 세계에서 약 600만명 이상이 즐기고 등록된 선수만 약 236만명인 인기 스포츠다. 1886년 창설된 국제럭비연맹인 ‘월드럭비’는 현재 119개국을 회원으로 거느리고 있다. 지난 2007년 프랑스에서 개최된 럭비 월드컵 대회의 경우 약 42억명이 중계 방송을 시청했다.

럭비는 종주국인 영국의 영향으로 영연방 국가에서 특히 인기가 많아 현재 세계 랭킹 10위안에 프랑스와 아르헨티나를 제외하고 모두 이 기구 소속 나라로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

럭비는 인종 화합에도 기여해 지난 1995년 럭비 월드컵 개최국 남아프리카공화국은 당시 넬슨 만델라 대통령이 거의 백인으로 구성된 국가대표 럭비팀에게 흑백 인종을 초월해 국민들이 하나가 될 수 있는 기회라며 선전을 당부했으며 이들은 우승으로 보답했다.
이것은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감독한 영화 ‘인빅터스’로도 제작됐다. 지난 1924년까지 네차례 올림픽 정식 종목이었던 럭비는 제외됐다가 2016년 리우올림픽에 7인제인 럭비세븐스가 다시 채택돼 남자부에서 남태평양의 소국인 피지가 우승했으며 여자부에서는 호주가 금메달을 차지했다.

올해 아시아에서는 럭비의 열기가 어느 때보다 뜨거워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오는 9월 15인제 럭비월드컵이 일본에서 개최될 예정이며 5~7일 16개국이 참가하는 7인제 국제대회인 홍콩 세븐스, 13~14일에는 싱가포르 세븐스 대회가 열린다. 이 대회들은 월드럭비가 주관하는 ‘HSBC 월드럭비 세븐스 시리즈’에 포함된 명실 공히 세계 최강팀들이 참가하는 행사다.

HSBC 월드럭비 세븐스 시리즈는 4개국에게 출전권이 주어지는 내년 도쿄 올림픽 예선도 겸하고 있다. 5, 6월의 런던, 파리 대회까지 마친 후 올림픽으로 직행하는 4개팀이 결정된다. 현재 이번 시즌 들어 지금까지 5개 대회를 치른 결과 예상 밖으로 럭비의 변방으로 여겨졌던 미국이 1위에 올라있다.

■경기장은 싱가포르, 열기는 홍콩이 우세
홍콩과 싱가포르의 라이벌 경쟁은 럭비세븐스에서도 이어진다. 지난해 월드럭비는 10개 개최 도시의 숙소와 대회운영, 음식, 선수들의 비행 이동거리 등을 종합해 싱가포르 대회를 2위로 평가했으며 홍콩은 5위로 나타났다. 대회가 열리는 싱가포르 국립경기장은 수용능력이 5만5000명으로 4만명인 홍콩 스타디움에 비해 크고 럭비나 축구 경기가 있을 때 관중석 하단이 필드로 더 가까이 이동하는 최신 경기장이지만 지난해 대회에서 빈자리가 두드러지게 많은 것이 눈에 띄었다.

럭비 대회 열기에서만은 홍콩이 한수 앞서 있다. 홍콩 세븐스 대회는 해외에서 입장권을 구입하려는 팬들도 많아 12만장이 이미 매진됐다. 지난해 이 대회로 인한 경제 특수가 3억8000만홍콩달러(약 550억원)로 관중의 절반이 해외에서 왔다. 대회를 구경하러 입국하는 외국인 방문객 한명이 숙박과 교통, 식사, 쇼핑 등에 소비하는 돈이 평균 약 1만9000홍콩달러(약 275만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대회 기간동안 시내 곳곳에서 각종 축하 행사가 열리는 등 축제 분위기가 이어지며 어린이들을 위한 럭비 교실도 진행된다. 올해는 축하 가수로 그웬 스테파니가 초청됐으며 퀸과 롤링스톤스, 핑크, 오아시스 헌정 밴드 공연도 예정돼있다. 관중들의 맥주 소비가 많은 이 대회에서는 환경도 고려해 주최측에서는 재사용이 가능한 플라스틱컵 25만개를 준비해놓고 있다.


관중들의 개성있는 복장도 해마다 이 대회의 볼거리다. 서로 주목받기 위해 경쟁을 벌여 마치 핼로윈 파티를 연상케한다.
싱가포르 럭비세븐스 대회가 3년전 10년만에 다시 부활된데 비해 홍콩대회는 1976년부터 이어져오고 있는 명실상부한 아시아의 대표적인 럭비 대회로 자리 잡았다. 피지를 리우 올림픽 금메달로 이끈 벤 라이언 감독도 “홍콩 세븐스 대회는 모든 럭비 선수들이 반드시 참가하고 싶은 ‘꿈의 대회’”라고 말했다.
럭비는 남성 뿐만 아니라 여성들에게도 인기가 늘면서 내년부터 두바이와 케이프타운, 뉴질랜드, 시드니, 홍콩과 파리 세븐스 대회에서는 여자부 대회도 동시에 치뤄질 예정이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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