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에피스, 다국적제약사 '허셉틴' 특허무효 승소

      2019.04.09 17:32   수정 : 2019.04.09 17:32기사원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관계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다국적 제약사 로슈의 유방암 치료제인 '허셉틴(성분명 트라스트주맙)'의 특허 무효심판과 소극적 권리범위 확인심판에서 모두 승소, 허셉틴 특허를 무력화하는 데 성공했다.

■특허무효·권리범위확인 심판 승소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특허심판원은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로슈를 상대로 제기한 허셉틴 특허(발명 명칭:이온 교환 크로마토그래피에 따른 단백질 정제방법)에 대한 무효심판과 소극적 권리범위 확인심판 사건에서 "허셉틴 특허가 선행발명들에 비해 진보성을 결여해 무효이며, 삼성바이오에피스가 판매하려는 제품과 동일하게 정의한 심판대상, 소위 '확인대상발명'이 허셉틴 특허의 권리범위에 속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허셉틴 특허가 무효일 뿐만 아니라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제품이 허셉틴 특허를 침해하지도 않는다고 판단을 내린 것이다.



허셉틴은 로슈가 판매하는 유방암 치료제로 부작용을 줄인 표적치료 항암제이며 전 세계에서 네 번째로 판매액이 많은 의약품이다. 2018년을 기준으로 전 세계 판매액은 연간 약 7조1000억원에 달하고 국내 판매액만도 연간 약 800억원 상당이다.

앞서 허셉틴의 바이오시밀러 제품인 '삼페넷'을 개발한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판매 개시에 앞서 2016년 9월 소극적 권리범위 확인심판을, 2017년 7월에는 무효심판을 각각 청구했고 지난해부터 자사 제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소극적 권리범위 확인심판은 소송절차 전에 '확인대상 발명'이 등록 특허권의 권리범위에 속하지 않는다는 확인을 구하기 위해 '확인대상 발명' 사용자가 특허권자를 상대로 특허심판원에 청구하는 심판이다.

반면 특허권자인 로슈는 "허셉틴 특허가 종래 기술로는 제조할 수가 없고, 자신들이 최초로 단백질 정제방법을 개발해 제조할 수 있었던 것이므로 유효"라고 맞섰다.


특허심판원은 2년6개월에 걸친 장기간의 심리 끝에 "허셉틴 특허가 종래에 알려진 트라스트주맙 조성물로부터 쉽게 생각해낼 수 있는 것으로서 진보성이 없어 무효"라고 판단했다. 또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제공한 트라스트주맙 조성물(확인대상발명) 정보는 특허법상 적법한 수준이고, 해당 조성물은 특허범위에도 속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소극적 권리범위 확인심판에서 승소하면 약사법에 따른 품목허가 과정에서 9개월 판매금지 조건을 회피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환자 선택권 확대 전망

로슈 측이 1심(특허심판원) 결정에 불복할 경우 특허법원(2심)과 대법원(3심)에서 다시 한번 법적 공방이 펼쳐질 가능성이 남아있지만 이번 결정으로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 판매에 걸림돌은 일단 제거된 상황이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유사 사건에서 소극적 권리범위 확인심판을 계획하는 제네릭, 바이오시밀러 업체의 부담도 크게 줄어들었다"며 "환자들의 유방암 표적치료제에 대한 선택권을 넓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를 대리해 전반적 특허공방 전략을 수립한 양희진 변호사(법무법인 광장)는 "향후 판매금지 회피 수단으로서 특허심판을 용이하게 활용할 수 있게 해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전했다.

mountjo@fnnews.com 조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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