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허위매물 줄어든거 맞나?.. 미입주는 1000가구인데 매물은 6700개
2019.04.16 11:18
수정 : 2019.04.16 11:18기사원문
최근 정부가 지난해 9월13일 이후 인터넷 상 부동산 허위매물 근절을 위해 부동산매물클린관리센터 등을 동원해 단속에 나서면서 허위매물이 35% 이상 줄었다고 발표했지만 실제 주택시장에서는 허위매물이 줄어든 것을 체감하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한 이른바 '미끼 매물'이 여전한데다 신규 단지에서는 입주가 거의 마무리 됐는데도 인터넷상으로는 매물이 수천개에 달하는 경우도 여전하기 때문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경기 오산시에 살고 있는 김 씨는 얼마 전 인근 동탄2신도시로 이사하기 위해 화성시 목동 신규 아파트단지인 '힐스테이트 동탄'에서 전세매물을 알아보다 몇번이나 불쾌한 일을 겪었다.
김 씨는 "네이버를 비롯해 모든 부동산 관련 사이트에 들어가봐도 거래가 가능한 진짜 매물보다 매물 리스트는 5배에서 10배는 넘는게 현실"이라며 "부동산 중개업소에 낚이는 기분이 자꾸 든다"며 고 말했다.
이같은 인터넷 허위매물은 신규 입주단지가 특히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씨가 전세매물을 찾는 힐스테이트 동탄은 입주율이 90% 안팎에 달하고 있음에도 전세매물은 이날 기준으로 247개에 달한다. 전체 가구가 1497가구 중 입주가 거의 끝나 미입주가구는 채 150가구도 안남은 상황임에도 전세매물은 2배가 넘는 것이다. 매매나 월세 매물까지 합치면 무려 731개나 된다.
또 지난 1일 석달간의 입주지정일을 통해 입주를 거의 마친 서울 송파구의 송파 헬리오시티는 아직도 인터넷상에는 전세매물이 4000개가 넘게 쌓여있다. 송파 헬리오시티는 지난 4월 1일 기준 입주율이 87%였는데 현재 매물은 전세매물 4153개를 비롯해 총 6700개에 달한다. 이 중에는 시세와 수억원 차이를 보이는 매물도 드물지 않게 보이고 있다. 지난 1일 기준 입주율이 이 정도였으니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높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단지 절반이 넘는 매물이 있다는 것은 누가 봐도 비정상적이라는 것이다.
이에대해 서울 송파구 송파 헬리오시티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시세보다 과도하게 저렴한 것은 중개업소의 영업형태가 잘못된 것은 맞다"며 "하지만 집주인이 중개업소 여러곳에 매물을 내놓다보니 매물이 많아지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중개업소 10곳이 하나의 매물을 동시에 올려도 10배로 늘어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허위매물은 신규 입주단지만의 문제는 아니다. 경기 화성시 목동에서 입주가 1년이 지난 e편한세상 동탄은 현지 중개업소에 문의한 결과 실제 매물은 10개 안쪽인 것으로 나타났지만 전세매물이 44개나 달한다.
이에대해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 관계자는 "부동산 매물을 거래할때 미끼매물은 신고접수를 통해 걸러내고 있지만 중복매물 문제는 공동중개시스템 때문에 근절되지 않고 있다"며 "전속중개를 활성화시키는게 가장 효율적이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워 이를 의무화하는 등의 방법을 택하지 않는 이상 힘든 일"이라고 말했다.
kwkim@fnnews.com 김관웅 부동산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