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과거사위 "전관변호사 '몰래변론' 광범위"..낙동강 살인사건 고문 판단

      2019.04.17 11:37   수정 : 2019.04.17 11:37기사원문

법무부 산하 검찰과거사위원회가 검찰 출신 전관 변호사들의 '몰래 변론'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고 판단, 제도 개선을 권고했다. 아울러 낙동강변 2인조 살인 사건에 대한 심의 결과도 내놨다.

과거사위는 대검찰청 과거사 진상조사단의 '선임계 미제출 변론 사건' 조사 결과를 토대로 "검찰 고위직 출신 전관 변호사들이 선임계를 제출하지 않고 검찰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이른바 '몰래 변론'이 광범위하게 자행되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17일 밝혔다.



과거사위는 정운호 사건을 들어 "검사가 전관 변호사의 몰래 변론에 응한 점, 결과적으로 검찰권이 정당하게 행사되지 않은 과오가 있었던 점 등을 종합하면 전관예우 등 잘못된 폐습에 대한 책임이 검찰에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검찰 형사 사건에 관한 기본 정보를 온라인 등을 통해 충실하고 신속히 제공해 직접 변론의 필요성을 줄이고, 검찰청 출입기록과 연계한 변론기록 시스템을 개발하는 등 변론기록 작성에 누락이 없도록 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또 "수사 및 지휘검사의 몰래 변론 허용, 변론기록 미작성 또는 허위작성에 대한 감찰을 강화하고, 위반 행위가 있다면 적극 징계 조치할 것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과거사위는 이날 낙동강변 2인조 살인 사건과 관련, 경찰 수사 과정에서 고문 행위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이 사건은 1990년 1월 4일 부산 사상구 엄궁동 낙동강변에서 신원을 알 수 없는 범인이 차 안에서 데이트 중이던 피해자들을 납치한 뒤 여성을 강간·살해하고, 남성에게는 상해를 입힌 사건이다. 시신 외에는 어떠한 단서도 현장에서 발견되지 않았다.

수사에 어려움을 겪던 경찰은 이듬해 11월 낙동강 갈대숲에서 경찰관을 사칭해 금품을 갈취한 용의자 2명을 살인 용의자로 검거한 뒤 검찰로 송치했다.

이들은 법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21년 이상을 복역하다가 2013년 모범수로 특별 감형돼 출소하면서 경찰 수사에서 물고문과 허위자백이 있었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과거사위는 "(유죄 판결을 받고 수감생활을 한) 최인철, 장동익 씨는 검찰 수사 과정에서부터 지금까지 고문에 의한 허위자백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고문 피해 주장은 고문의 방법, 장소, 고문에 가담한 경찰관들의 행동 등 모든 면에서 매우 일관되며 객관적으로 확인된 내용과도 부합해 신빙성이 있다"고 밝혔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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