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 종합경기장 개발 '본격화'..롯데白 이전한다

      2019.04.17 13:27   수정 : 2019.04.17 14:29기사원문


【전주=이승석 기자】 전북 전주시가 전북도와 갈등을 빚었던 전주종합경기장 부지 개발방식에 종지부를 찍을 ‘시민의 숲 1963’ 프로젝트를 2023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추진한다.

특히 부지 내 들어서는 판매시설에는 롯데백화점 전주점이 이전·신축될 계획으로, 위축된 일대 부동산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김승수 전주시장은 17일 시청사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전주종합경기장 부지를 재생방식을 통해 전주시의 핵심가치인 사람·생태·문화를 담은 시민의 숲과 전시컨벤션센터, 호텔 등이 들어선 마이스(MICE) 산업의 혁신기지로 개발하는 방향에서 ‘시민의 숲 1963’ 프로젝트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시장은 “도시는 사람을 담는 그릇이다. 도시의 물리적 공간과 채워지는 컨텐츠에 따라 시민들의 삶도 달라진다”며 “60여년 시민들의 기억이 축적된 종합경기장을 숲과 마이스 산업의 혁신 기지로 전환해 전주의 새로운 성장 거점으로 만들어 내겠다”고 강조했다.


시는 전주종합경기장 부지의 원소유자인 전북도, 공모를 통해 당초 민간사업자로 선정된 롯데쇼핑(주)과 이같은 내용으로 협의를 마쳤다.

1963 프로젝트는 전주종합경기장 부지(12만2975㎡)를 △정원의 숲 △예술의 숲 △놀이의 숲 △미식의 숲 △MICE의 숲 등 크게 다섯 가지의 숲으로 조성할 계획이 담겨 있다.

정원·예술·놀이·미식의 4가지 테마로 들어서는 시민의 숲 부지는 전체 부지 약 3분의 2 면적을 차지한다. 정원의 숲은 나무숲과 꽃 숲, 예술의 숲은 공연·전시·축제를 즐기는 공간, 놀이의 숲은 생태놀이터, 미식의 숲은 유네스코 창의음식 거점 등 시민들의 휴식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숲들로 탈바꿈된다.

나머지 약 4만㎡의 면적을 차지하는 MICE산업 부지에는 국제 규모의 전시장과 국제회의장 등을 갖춘 전시컨벤션센터와 200실 이상 규모의 호텔(롯데호텔)이 들어서게 된다.

해당 부지의 판매시설은 서신동 롯데백화점 전주점이 이전한다. 당초 대형쇼핑몰과 백화점, 영화관을 건립하려던 계획에서 현재 서신동에 영업 중인 롯데백화점 전주점과 영화관을 이전시키는 정도로 사업계획을 축소시켰다. 면적도 당초 6만4240㎡에서 절반 이하인 2만3000㎡로 줄어들었다.

롯데쇼핑은 해당 토지에 백화점과 영화관을 건립하는 조건으로 전시컨벤션센터를 지어주고 전주시에 기부채납하게 된다.

이는 당초 롯데쇼핑이 복합쇼핑몰 등을 계획하면서 제시했던 대체시설 건립 민자사업 규모와 맞먹는다. 호텔도 20년간 운영 후 전주시에 반환된다.

전주종합경기장 전체 부지는 전주시가 소유하게 되며, 롯데백화점이 들어서는 판매시설 부지만 롯데쇼핑에 50년 이상 장기임대해주기로 했기 때문이다. 종합경기장 개발과 롯데백화점 전주점의 이전·신축으로 일대 부동산 시장에도 훈풍이 불 전망이다. 벌써부터 부동산 중개업소와 덕진·서신동 주민, 바구멀 서신아이파크e편한세상 입주예정자 등을 중심으로 관심을 나타내는 인터넷 까페 게시글 등이 눈에 띄고 있다.


전주종합경기장 대체시설의 경우 전주월드컵경기장 인근에 약 900억원을 투입해 국제경기를 치를 수 있는 1만5000석 규모의 1종 육상경기장과 8000석 규모의 야구장을 새로 짓게 된다.

시는 오는 2023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전주시의회 동의, 롯데쇼핑과의 사업시행협약 체결, 전주종합경기장 부지 재생을 위한 기본구상 용역 등의 행정절차에 돌입할 계획이다.

앞서 시는 지난 2005년 전북도 소유인 종합경기장을 무상으로 넘겨받고 경기장과 야구장 등을 시 외곽에 지어주겠다는 양여계약서와 이행각서를 체결했다. 1980년 건립돼 체육시설로서 기능을 상실한 전주종합경기장 부지를 시는 그동안 ‘시민의 땅을 매각하지 않고 지켜낼 것’과 ‘시민들의 기억이 쌓인 종합경기장을 활용하여 재생할 것’, ‘판매시설을 최소화해 지역상권을 지켜낼 것’ 등 3대 대원칙을 고수해왔다.

김 시장이 2014년 전주시장으로 취임하면서 이 같은 대원칙을 고수해 전북도와 불협화음이 시작됐다는 목소리도 있다. 전임 시장인 송하진 전북도지사는 2012년 재임시절 경기장을 허물고 총 1600여억원을 투입, 그 자리에 쇼핑몰·영화관 등을 갖춘 컨벤션센터와 200실 규모의 호텔 등을 짓는 ‘종합경기장 이전·개발사업’의 민간사업자로 롯데쇼핑을 선정했다.

그러나 김 시장이 지역상권 붕괴 우려 등의 지역 소상공인들의 목소리를 이유로 전임 시장 때 계획했던 쇼핑몰과 호텔 신축을 일단 유보하고 롯데쇼핑과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시는 자체 재원으로 미국 뉴욕의 센트럴파크 같은 시민공원으로 개발하기로 방침을 바꿔 종합경기장 개발 문제는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

이번 시의 ‘시민의 숲 1963’ 프로젝트는 김 시장이 전북도와 갈등설을 일축시키고 대기업인 롯데쇼핑으로부터 실리를 챙기는 등 ‘보존과 개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김승수 전주시장은 “전주종합경기장 부지 개발을 대형쇼핑이 아닌 도시숲 중심으로 선회하는 과정에서 부지재생 3대 대원칙을 고수했다”며 “부지의 소유권을 대기업에 넘기지 않고, 시민의 땅으로 지켜내는 결과를 얻어냈다”고 말했다.



2press@fnnews.com 이승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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