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 여학생, 성추행 고소했다 보복성 화형 당해
2019.04.19 14:53
수정 : 2019.04.19 14:53기사원문
학교 교장에게 성추행을 당한 방글라데시 여학생이 이를 신고했다가 화형을 당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18일(현지시간) 영 BBC 등에 따르면 누스랏 자한 라피(19)는 방글라데시의 소도시 페니의 이슬람 학교에 다니고 있었다.
그는 지난달 27일 교장실로 불려가 교장으로부터 수차례 성추행을 당했다.
방글라데시의 여성들은 성범죄를 수치스럽다고 여기는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피해 사실을 비밀로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라피는 가족들에게 자신이 당한 일을 설명했고, 가족의 지지를 받아 교장을 경찰에 고소했다.
수사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경찰들은 공개된 장소에서 진술을 받고, 휴대 전화로 라피의 얼굴을 촬영하며 얼굴을 보이라고 강요하는 등 부적절한 행동을 보였다.
교장은 경찰에게 체포됐지만 그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거리에 모여 피해자인 라피를 성토하는 집회를 열기도 했다.
성추행 발생 11일째인 지난 6일 끔찍한 일이 일어났다.
시험을 치르기 위해 학교를 찾은 라피는 "친구가 폭행당하고 있다"는 한 여학생의 이야기를 듣고 옥상으로 향했다.
옥상에서 대기하고 있던 한 무리의 남성들은 고소를 철회하라며 라피를 협박했다.
이들은 거부하는 라피의 몸에 기름을 붓고 불을 지른 뒤 자살로 위장하려고 했다.
하지만 현장에서 가까스로 도망친 라피가 사망 직전 자신이 당한 일을 증언하면서 범행이 발각됐다.
경찰은 사건에 연루된 15명을 체포했고 그 가운데 7명을 살인 혐의로 기소했다.
이 소식을 접한 방글라데시의 여성들은 SNS를 통해 분노를 표했고, 성범죄 피해 사실도 털어놨다.
셰이크 하시나 방글라데시 총리는 "사건에 관련된 사람들에게 정의가 무엇인지 보여주겠다"며 강력하게 처벌할 것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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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set@fnnews.com 이혜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