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균 안해도 유통기한 긴 '커피·유가공품'… 무균충전이 답
2019.04.19 16:05
수정 : 2019.04.19 16:05기사원문
"탄산음료도 아니고 멸균처리도 안 했는데 어떻게 상하지 않지요?"
음료코너 앞에서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해볼법한 질문이다. 주스와 같이 멸균처리가 가능한 제품이나 세균이 번식하기 어려운 탄산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차·커피·유가공제품은 어떻게 상당한 유통기간을 가질 수 있는 걸까? 답은 무균충전(Aseptic Filling) 공정에 있다.
무균충전은 유럽·미국·일본 등 음료설비 선진국에서 보편적으로 쓰이는 공법으로, 한국엔 10여 년 전 처음 소개됐다.
무균충전시장은 처음 효성이 선도했으나 2015년 삼양패키징이 이를 인수, 5할이 넘는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매년 10% 이상 크게 성장하고 향후 발전가능성도 커 경쟁사인 동원시스템즈도 뒤늦게 사업에 뛰어든 상태다. 롯데칠성음료 등 음료업계 큰 손들은 이미 자체적인 무균충전 라인을 확보했으며 추가적인 투자도 검토하고 있다.
삼양패키징은 이달 무균충전 설비 4호라인 증설을 완료해 생산을 시작했다. 이로써 연간 6억병 규모의 무균충전 생산능력을 갖췄다. 동원시스템즈 역시 올해 중 연간 병음료 1억3000만개를 생산할 수 있는 무균충전 생산설비를 가동할 계획이다. 롯데칠성음료는 현재 무균충전 라인 2개를 가동하고 있다. 연간 생산량 4억병 수준으로, 일부 자사 제품을 외부 업체에 맡기지 않고 생산할 수 있게 됐다.
이들 업체가 무균충전 설비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건 이 부문의 향후 성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시장을 선도하는 독일·스웨덴 등 유럽권 국가와 미국·일본 등 음료 선진국에서도 무균충전 음료와 생산업체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마켓 인사이트 시장분석 보고서' 등에 따르면 세계 무균포장 시장 규모는 2017년 360억7000만 달러(약41조원)에서 연 평균 10% 이상씩 성장, 2024년 말 671억 달러(약76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과 일본에서도 무균충전 부문은 연평균 6% 이상의 높은 성장률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에선 최근 3년간 연평균 성장률이 13%를 넘긴다. 일본은 무균충전 음료 생산량이 일반음료의 35%에 이르렀지만 한국은 아직 10%에도 미치지 못해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된다.
pen@fnnews.com 김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