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카자흐스탄서 독립유공자 유해 봉환 직접 주관

      2019.04.21 17:26   수정 : 2019.04.21 17:26기사원문


【 알마티(카자흐스탄)=김호연 기자】 중앙아시아 3국을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머나먼 이국땅에서 생을 마감한 독립운동가들을 최고의 예우로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마지막 순방지인 카자흐스탄의 경제중심도시인 알마티에서 열린 '동포간담회'에 참석해 "독립운동가들을 기억하고 기리는 것은 미래 세대에게 자신의 뿌리를 알려주는 일"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카자흐스탄 국빈방문을 계기로 역대 대통령 중 처음으로 국외 현지에서 독립유공자 유해 봉환식을 직접 주관한다.



문 대통령은 "카자흐스탄의 광활한 초원 위에는 독립운동의 별들이 높이 떠있다"며 "'백마 탄 장군'으로 불린 항일명장 김경천 장군, 봉오동전투와 청산리전투의 영웅 홍범도 장군, 한글학자이자 임시정부에 참여했던 계봉우 지사, 연해주 독립군부대에서 활약한 황운정 지사는 우리 역사의 지평에 저물지 않는 별이 되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정부는 계봉우·황운정 지사 내외분의 유해를 봉환하기 위해 카자흐스탄 정부와 지속적으로 협의해 왔다"며 "마침내 이번 방문을 계기로 애국지사들을 고국에 모실 수 있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유해가 봉환되는 계봉우 지사는 함경남도 영흥 출신으로 1919년 중국 상하이에 임시정부가 수립되자 북간도 대표로 임시의정원 의원으로 활동했고, 독립신문에 독립정신을 고취하는 글을 게재했다. 1937년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 후에도 민족교육에 전념해 조선문법, 조선역사 등을 집필했다. 정부는 1995년 건국훈장 독립장을 추서했다.

황운정 지사는 함경북도 온성 출신으로 1919년 함북 종성과 온성 일대에서 3·1운동에 참가했으며, 이후 러시아 연해주에서 무장부대의 일원으로 선전공작을 통한 대원 모집과 일본군과의 전투에 참여했다. 정부는 2005년 건국훈장 애족장을 추서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카자흐스탄은 러시아 극동지역에서 항일무장투쟁을 펼치던 독립운동가들과 그 후손들이 정착한 소중한 인연이 있는 곳으로 이번 유해 봉환식을 계기로 신북방정책의 핵심 협력대상국가인 카자흐스탄과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가 더욱 돈독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현지 동포들의 노고도 격려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민족 특유의 강인한 정신을 지닌 고려인 1세대들은 정착 초기의 어려움과 고난을 극복하고 새로운 삶의 터전을 일궈냈다"며 "1세대의 개척정신, 근면과 성실을 지켜온 후손들은 '고려인'이라는 이름을 더욱 강하고 자랑스러운 이름으로 만든 주역들이다.
카자흐스탄 사회로부터 인정받고 존경받고 있는 동포 여러분 모두가 영웅"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현지에서 활약하고 있는 우리 기업인 △한글교육에 앞장서고 있는 한글학교 관계자 △80여년간 우리 전통문화를 지켜온 고려인 동포 △김경천, 계봉우, 황운정 등 독립유공자 후손 등 카자흐스탄 재외동포 300여명이 참석했다.
현직 대통령이 알마티에서 동포간담회를 개최하기는 문 대통령이 처음이다.

fnkhy@fnnews.com 김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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